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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수교 15주년, 북-중 관계는 냉각


오늘로 한국과 중국이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수립한 지 15주년을 맞았습니다. 한국은 이제 중국의 최대 교역국이 됐고 한 해 5백만명이 서울과 베이징을 오가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과 중국 관계는 지난해 10월의 핵실험을 계기로 한층 냉각되는 분위기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과 중국은 오늘 (24일)로 국교 수립 15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1992년 수교 이래 서울과 베이징 간의 관계는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수교 당시 50억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의 무역량은 1천3백억 달러로 늘었습니다. 또 중국 사회에서는 ‘대장금’을 비롯해 한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반면 오랜 동맹인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과거의 혈맹 관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냉정하게 국익을 저울질하는 관계로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북한이 중국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계기로 베이징과 평양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고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지적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은 핵실험은 북한과 중국 간의 갈등을 한층 증폭시키는 요인이 됐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발사한 지난해 7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는 미국과 일본에 적극 협조하지는 않았지만 총회 의장 성명에 동조했습니다. 이어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중국은 북한을 비난하며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유엔주재 중국 대사가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제재에 찬성하자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박길연 대사는 자리를 박차고 퇴장했습니다.

미국 시라큐스대학의 방문 연구원인 한국 통일연구원 전현준 박사는 북한의 핵실험이 회복세에 있던 북-중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더이상 과거와 같은 혈맹관계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중국이 변했고 동북아 정세가 과거 냉전시대와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또 중국에서도 1950년대 한국전쟁을 기억하는 세대가 점차 역사의 무대 뒤로 퇴장하고 있습니다. 평양을 보는 베이징의 시선이 과거에 비해 차가워졌다는 얘기입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장기적으로 베이징과 평양의 관계가 혈맹관계에서 실리를 따지는 정상적인 국가관계로 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는 이제 ‘가깝고도 가까운’ 관계로 변했습니다. 지난 15년 간 양측의 경제관계가 질적,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문화적, 인적 교류 역시 크게 늘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세는 급변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해지고 있고 북한과 중국 관계는 상대적으로 멀어지고 있습니다. 동북아의 급변하는 정세가 장차 한반도 통일에 어떤 요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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