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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연기 배경 놓고 한국 내 논란


오는 28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남북정상회담이 10월2일부터 4일까지로 한달 이상 연기됨에 따라 배경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정상회담의 연기 배경이 ‘북한의 수해 때문’이라는 정부의 발표와 `대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야권 등 일각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불과 열흘 앞두고 갑작스레 회담이 연기된 배경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면서요?

답: 네, 그렇습니다. 서울 외교가에서는 정상회담 연기 배경이 ▲북한의 큰물피해가 원인이다 ▲대통령선거에 더 영향을 미치는 시기로 미뤘다 ▲물밑조건이 맞지 않았다는 등의 다양한 견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 중 정상회담 연기 배경이 일단 수해가 결정적 원인이라는 게 분석이 우세합니다. 북한은 18일 전통문을 통해 “최근 우리 대부분 지역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지금은 인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며 연기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관세 한국 통일부 차관도 “북한이 정상회담 개최전 수해 복구를 해보려고 했으나 물리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북한이 정상회담이 기대한 만큼 한국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수해를 계기로 좀 더 대선에 근접한 시기로 옮긴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10월 초면 여권의 대선 후보가 탄생하는 시점을 눈앞에 두는데 대선용 정상회담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도 “1차 정상회담 직전에는 남한에 정상회담 붐이 일었는데 이번에는 자기들이 생각한 그림이 나오지 않자 연기했을 수 있다.”며 “10월이면 여야 대권주자들이 거의 윤곽이 드러나므로 대선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상회담 물밑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조건이 맞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장성민 전 의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수해로 대북 수해복구 지원과 정상회담의 결과로 얻을 경협 지원을 분리해야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을 했던 것 같다.”고 분석습니다.

(질문)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죠?

답: 물론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지만, 아예 열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같은 전망은 9월 한달간 진행될 6자회담과 외무장관 회담 등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주변 정세와 미·북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 있고 이 경우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질문) 회담 연기 배경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한국 청와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답: 청와대는 20일 ‘대선용’이라는 주장에 대해 “한나라당은 오로지 정권 잡기에만 몰두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몰상식한 주장” “지금까지의 주장과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반박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천호선 대변인은 “같은 민족인 북한이 수해로 불행한 일을 당하고 있는데,이를 자신의 대선에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한나라당은 눈과 귀를 가리고 오로지 정권잡기에만 몰두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회담이 연기되면서, 회담 성과를 구체화 하는데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이달 말 예정됐던 정상회담이 연기되면서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으로 기대했던 성과를 구체화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임기가 불과 6개월도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을 통해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확대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남북경협 및 교류 협력관계를 양적·질적으로 한단계 진전시키는 구상을 논의해 다음 정부에서도 상생의 화해 협력 기조가 지속되어 나갈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상회담이 연기되면서 정상회담 이후 예정됐던 남북관계 일정들도 순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9월 중순쯤 장관급회담을 열어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세부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연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정상회담이 연기된 마당에 사전에 회담을 열어봤자 큰 의미가 없는 까닭입니다.

다른 회담들도 마찬가지입니다.남북간 경제협력 사업들을 논의할 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군사문제를 협의할 장성급회담 등도 10월 말이나 11월로 넘어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논란 여부를 떠나 결국 참여정부의 실질적 임기로 여겨지는 대선(12월19일) 이전까지 각 분야 회담을 한 차례씩 열기에도 시간이 빠듯해 정상회담의 합의를 구체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질문) 6자회담 등 북 핵 해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답: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개최된다면 9월의 6자회담 진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됐습니다.만약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에 대한 전략적 결단의 의지를 천명하면 6자회담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회담 연기로 이제는 6자회담의 흐름이 정상회담에 영향을 주는 쪽으로 상황이 변했습니다.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는 10월초까지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회의 등 6자회담 일정표가 지속적으로 이어집니다.

이같은 6자회담 일정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보다 성숙한 논의 단계로 진전될 경우 10월초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현 상황으로 볼때 가능성은 적지만 6자회담 일정 과정에서 회담의 진전을 가로막는 ‘돌출 변수’가 생긴다면 또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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