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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매거진- 행복 바구니] 부모님 다음으로 고마운 사람 '시누이' 이야기


인터넷을 통해서, 지난 7일 부터 쏟아진 집중 호우로 지금 북한이 겪고 있는 홍수 피해, 큰 물 피해 사진을 봤습니다. 폭우로 무너지고 갈라진 도로와 평양시내 대동강변에 설치된 가로등이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키 큰 가로등이 이 정도 잠길 정도면 인명 피해는 어떻고, 집이나 도로, 논 밭은 얼마나 깊이 잠겼을까 생각하니, 미국에 있는 저도 마음이 막막해 집니다. 발전소가 침수 돼 일부 지역은 전기 공급도 중단되고, 통신도 두절된 상태라고 하는데요, 하늘에 구멍이 뚫려도 왜 하필 북한쪽 인지 오늘처럼 물이 원망스러울 때가 없습니다. 제 마음이 이런데, 물난리 속에 있는 북한 주민들은 오죽 하늘이 원망스러울까 싶네요. 그렇쟎아도 식량사정이 어려운 북한이, 이번 비로 또 얼마나 큰 식량 문제를 겪게 될 지, 할 수만 있다면 하늘에 긴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 따져 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한반도는 남과 북이 다, 매년 여름 장마철 물난리가 마치 연중행사 처럼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좁은 땅에 산도 많고, 강도 깊은데 어쩌겠나며 땅 탓만 하거나, 하늘이 내리는 비를 어떻게 피하겠냐며 손 놓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일입니다. 그러기에는 매 년 여름, 한반도를 적시는 홍수, 큰 물 피해 가 너무 큽니다.

이런 천재지변을 두고 옛날처럼 나랏님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요, 나라를 이끄는 분들의 큰 결단과 대책이 있다면, 서구 선진국들의 댐이나 수로 시설처럼, 사람의 힘, 과학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겁니다.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고 나면, 하늘의 마음, 천심도 돌려 놓을 수 있을 거구요,

지금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겠지만, 북한 주민들께 이 어려움을 잘 견뎌내시라는 말을 전해 드리며, 행복바구니 문을 열겠습니다.

오늘 첫 곡은 성악곡 한 곡 준비했습니다.

그리운 금강산

북한의 큰 물 피해, 현재 보고 된 피해 상황 만도, 2백 명 이상이 사망하고 3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대북 인권단체에 다르면 함경북도 청진시를 제외하고는 전국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앞으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 당국자들이 총 동원 돼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구요, 또 유엔 합동 피해 조사단이 피해지역을 둘러보며 긴급 식량 지원을 준비하고 있고, 남한에서도 옷이나 담요, 의약품 같은 긴급 구호 물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제 이웃들의 이런 노력들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 수잔의 , 해피 유에스 에이

나 수잔 킴, 미국에서 이제 막 이민 생활을 시작한 워싱톤 새댁이다.

드디어 책상을 사러 갔다. 얼마나 벼르고 벼르다가 사러 나선 건지. 그 동안 나는 책상이 없어서 영어 공부를 못하겠다며 빡빡 우겼고, 신랑은 진짜 공부하는 사람들은 밥상에 책 펴 놓고도 잘만 한다며, 팽팽하게 버틴다. 그까짓 책상하나 사는 걸 가지고 왜 이렇게 도살장에 소 끌려가듯 하는건 지 물었더니, 우리 신랑 하는 말. ‘미국에서는 책상을 사는 게 아니라, 책상 부품들을 사는 거야. 그걸 책상으로 만들려면 하루 종일 걸린단 말야. 그리고 책상만 사? 의자도 살 거 아냐 ’

나 참, 책상을 사는데 왜 책상 부품들을 산다는 말인건 지. 책상을 사면 될거 아니냐구. 책상을.

우선 집에서 가까운 가구점에 갔다. 침대며 쇼파며 가구들을 파는 곳이어서 인지, 책상은 몇 개 보이지 않았고, 가격도 무척 비싸다. ‘저기요, 이렇게 사장님 책상 같은 고급스러운거 말구요, 학생들 공부하는 책상 없어요?’했더니, 친절한 점원 아저씨 하는 말, ‘음.. 그런 건, 요~ 앞 사무용품 전문점이나 가 보시죠’ 그런다.

나참, 학생들 책상은 가구가 아닌가?

점원 아저씨가 얘기 한 요~ 앞 사무용품 전문점으로 갔다. 이곳 책상들이 내가 찾던, 딱 맞는 가격이었다. 마음에 드는 책상과 의자를 골랐다. 아무리 봐도 우리 차에는 안 들어 갈 것 같아서, 집으로 배달을 시키기로 했는데. ‘아저씨, 이거 배달 되죠?’했더니, 점원 아저시, ‘오브 코오스, 물론 되지요. 1주일 뒤에 집으로 배달되구요, 60달러 되겠습니다’. 60달러? 아니, 책상 값이 150달런데, 배달료가 60달러라구요? 무슨 이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이 있냐구요. 그것도 1주일 뒤에나 배달이 된다니. 책상을 구겨서 넣더라도, 배달료 안내고 그냥 우리 차에 싣고 가겠다고 했더니, 지금 당장은 창고에 물건이 없어서 주문을 해야 한단다.

흑… 아저씨, 이 수잔은요, 오늘 꼭 책상을 사고 싶거든요.. 심각한 표정으로 책상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더니, 이 아저씨, 대형창고가 딸린 종합 가구점에 가 보라고 한다.

머뭇거리는 신랑을 다그쳐서 대형 종합 가구점으로 갔는데, 와… 여긴 정말 없는 게 없다. 온갖 종류의 책상이 다 있다. 가격도 싸고 마음에 딱 드는 책상을 골라서 직원에게, 나 이걸로 주세요, 했더니, 종이를 주면서 번호를 적고 창고에 가서 직접 찾아 가라고 한다. 에고 여기는, 손님이 직접 제품 번호를 보고 창고에서 찾아서 돈을 내고 가져가는 데구나. 이래저래 복잡할 거 같아서그냥 배달 시키려고 했더니,

‘자기야 배달시켜도 책상 모양 그대로 오는게 아니라, 몽땅 분리돼서 올거야. 책상 윗 판, 책상 다리, 서랍을 따로 가져가서, 집에 가서 하나 하나 조립하자.’

그래서였구나. 책상 사러 가자고 할 때, 우리 신랑, 왜 그렇게 뻣대고 버텼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래. 미국에선 미국식으로 살아야지. 가구점에서 비치해 놓은 종이에, 내가 고른 책상과 서랍, 의자 번호까지 꼼꼼하게 적었다. 그리고, 1층에 있는 거대한 창고로 가서, 내가 적은 번호와 일치하는 박스를 골라서 실었다. 큰 창고에서 맞는 번호를 찾는 것도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 게 미국 생활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재미있기도 했다.

책상을 사러 갔다가 상자들만 잔뜩 실은 채, 집으로 돌아 왔다. 그런데, 크고 작은 상자를 하나씩 풀어 보면서, 나는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다. 책상 다리는 물론이고, 서랍에 달린 못 하나까지, 모든 게 다 분리 돼 있었다. 상자를 하나씩 풀 때마다 신랑은 얼굴색이 하얗게 변해갔고, 나 역시 조립 방법 안내문을 읽으면서 얼굴이 사색이 됐다. 부품을 하나하나 끼워서 조립하는 게,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떡 하냐구. 이게 미국 사람들이 책상을 사고 파는 방법인 걸.

그래서, 신랑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 어릴 때, 문구점에서 팔던 조립식 로보트 생각 나지? 그거 보다 조금 더 큰 책상 로보트 조립한다고 생각해. 어때, 재밌겠지?’

이지연입니다. 바람아 멈추어다오.

# 코너 시그널 – 이럴땐, 이렇게!

유수니 원장 – 집에서 스킨 로숀 만드는 법.

지난 주에 이어서, 피부전문가 유수니씨가 알뜰한 생활의 지혜를 알려주셨습니다. 그 동안 우유나 계란, 야채를 이용한 맛사지 법은 이 시간을 통해 소개가 됐었지만, 스킨도 집에서 만들어 쓸 수 있군요. 평소, ‘나는 원래 화장을 잘 안 해’하는 분들도, 세안 후 스킨은 다들 바르시죠. 특히,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는 여성들 피부에도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줘야 하는데, 오이를 이용해서 스킨을 만들어서 자주 자주 써 주면, 우선 비용이 안 들어서 좋고, 집에서 만든, 홈메이든 순수 자연 화장품이니까 믿을 수 있어서 좋구요. 요즘 오이가 제철이어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좀 넉넉히 만들어서 가족들이 같이 쓰면 좋겠네요

행복 바구니, 이민 가방의 꿈

지난 번, 가마솥 압력 밥솥과 찜통을 놓고 다투시던 부모님 사연 보내 주셨던 김지윤씨,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하고 있는데요, 한국에 있는 올케, 남동생의 부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편지를 주셨습니다.김지윤씨의 사연입니다.

호칭으로 따지면 올케가 되나요? 제 남동생과 결혼하면서 우리 가족이 된 사람. 이름은 유경입니다. 배유경. 올케라는 호칭은 제쳐 두고 저는 그냥, 유경아, 하고 부르구요, 유경이도 저를 언니라고 부릅니다. 1995년이었나요? 남동생의 여자 친구로 처음 만났을 때는, 그냥 속이 꽉 차고 성격 좋은 동생 같기만 했었는데요, 시누 올케가 되고 나니, 처음엔 참 어색했습니다. 코찔찔이 막내 녀석이 누나보다 먼저 결혼을 한 것도 신기했지만, 예부터 며느리 시집살이의 주역인 시누이라는 입장이 되고 나니, 말 하는 것, 행동하는 것 모두 조심스럽기 짝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10년도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은, 세상에서 부모님 다음으로 고마운 사람이 바로 우리 올케, 유경이랍니다.

저희 부모님은 대구에 계시구요, 동생 내외는 경기도 기흥에 살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 딸 자식들은 다들 미국에 살고, 아들 내외도 한 두시간에 오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어서, 저는 늘 부모님이 마음에 걸렸었거든요. 연세도 드시고, 건강도 안 좋으시고 해서요.

동생 내외가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갈 때, 사실 전 유경이에게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 자식 관계라는 게 결혼만 한다고 딱 맺어 지는 게 아니잖아요. 시집 쪽이든 처갓집 쪽이든, 평소 서로 얼굴 보고 정을 내고 살아야 가족이 되고 부모 자식 관계가 되는건데, 결혼 하고 보름 만에 미국으로 와서는 7년 동안 떨어져 산 시부모에게 무슨 큰 정이 있을까 싶더라구요. 특히 요즘 젊은 사람들이 시부모님 챙기고 싶어하지도 않을 거구요.

그런데, 우리 집 며느리 유경이는 뭔가 좀 달랐습니다. 동생 직장이 있는 기흥에 집을 정할 때까지 얼마 동안 시집과 친정 집을 오가며 지냈는데요, 그 대, 사실 처음엔 저희 부모님도 살짝 긴장을 하셨습니다. 집에서 늘 파자마 차림으로 있는 저희 아버지, 며느리 앞에서 집에서도 옷 갖춰 입고 있느라 불편해 하셨구요, 저희 어머닌, 부엌 식기들이며 집안 살림들, 다 엄마 편하게 해 놓고 쓰시는데, 신세대 며느리가 보면 촌스러워 보일 거라며, 여간 신경 쓰는 게 아니었습니다.

어느날 저녁을 먹다가, 저희 아버지께서 먹던 밥을 커다란 양푼이에 붓고는 반찬과 고추장을 넣고 슥슥 비비셨다고 해요. 이 때, 같이 밥을 먹던 우리 유경이. 갑자기 시아버지가 비빈 양푼이 밥에 숟가락을 턱 꽂더니, ‘아버지, 저도 이거 먹을래요.’ 하더랍니다. 시아버지가 먹던 비빔밥을 뚝딱 먹어 치우더니, 이번에는 이건 맵고 이건 짜서 건강에 안 좋다며 시아버지께 잔소리를 늘어 놓았다고 합니다. 저희 아버지, 그런 며느리가 갑자기 막내 딸처럼 여겨졌다고 하십니다. 제가 집에 있을 때 자주 그랬거든요.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요. 시장에 파 한 단 사러 갈 때도 따라 나서는 며느리와 길거리에서 호떡이며 오뎅도 사 먹고, 길거리 스티커 사진도 찍으면서, 미국에 있는 딸들 생각을 잊을 수 있었다고 하십니다. 처음엔 시어머니 심술은 하늘이 내리는 거라며, 흉한 시어머니 되기 싫어서 절대 며느리와는 같이 안 살거라고 큰소리 치셨는데요, 허물 없이 대하는 유경이를 보면서, 며느리도 자식이더라, 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그래도 며느리인데, 유경인들 시어른들이 어렵지 않았겠어요. 맏딸로 커서 속이 깊고 털털한 애다 보니, 시어른들과 어색함을 없애려고 제 딴에는 애쓰고 노력하는 거라는 거 저는 압니다. 그래서, 우리 올케 유경이가 더 고마운 거구요.

미국에 있는 딸들이야,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뭐하나 해 드릴 수 있는 게 있어야지요. 기껏해야 용돈 보내 드리고, 전화로 별 일 없죠, 라고 묻는 정도가 다인데, 유경인 며느리라는 이름으로 저희가 못하는 자식 노릇을 하며, 어른들을 살뜰하게 챙겨 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처녀때, 유경이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유경아, 너 자랄 때 우리 엄마가 너 기저귀 한 번 갈아 준 적 없고 우유 한 번 먹여 준 적 없는데, 어떻게 우리 부모님이 너희 부모님이니? 장인, 장모처럼 시부모님도 그런 호칭이 있어야 자연스러운데, 그지?’이렇게 물으면 유경인 ‘부모님 많으면 좋죠 뭐’라고 속 넓은 대답을 하기도 했는데요, 제가 결혼을 해서 남의 집 며느리가 되고 보니까, 우리 집안의 며느리, 유경이의 마음 씀씀이가 참 소중하게 느껴 집니다.

얼마 전, 아버지께서 많이 아프셨습니다. 유경인, 아이들을 친정 부모님께 맡겨 놓고 병원을 들락거리며 죽 쑤어 나르고, 의사 만나서 경과 확인 하고, 시어머니 놀라시지 않게 위로하고, 그랬답니다. 집으로 모시고 와서도 문턱이 닳도록 왔다 갔다 하며 뭐 불편한 게 없는지 살피구요. 병원비 많이 나온다고 걱정하면, 미국 시누이들한테 돈 내 놓으라고 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며, 그냥 건강만 챙기라고 하더랍니다. 유경이가 그러는 동안, 딸인 저와 아들인 제 남동생은 뭐하고 있었겠어요. 저는 미국에서 하루에도 전화를 몇 통씩 해대며 걱정만 하고 있었구요, 일본 출장 중이었던 남동생은 일본 땅이 꺼져라 한숨만 쉬며 발을 동동 굴렸답니다. 정작, 부모님 곁에서 손발이 되어주며 자식 노릇 해 준 건, 남의 집 귀한 딸, 그러나 이제는 하나 뿐인 우리집 귀한 며느리, 유경이었습니다.

올해가 동생내외 결혼 10주년 되는 해입니다. 우리가 가족이 된 지도 10년이 됐네요. 이번 결혼 기념일에는 유경이에게 저의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을 하나 보낼 생각입니다. 시누 올케 사이를 떠나서, 내 부모님을 가까이서 챙겨 주고 섬겨 주는 고마운 사람에게, 저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 유경이, 참 좋은 사람이죠?

고향에 부모님을 두고 이곳에서 이민 생활을 하는 저희들 마음 속에는 항상 부모님에 대한 죄송스러움이 한 켠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평소 찾아 뵙지도 못하고, 몸이 편찮으셔도 직접 병원 한 번 모시고 갈 수가 없는데, 이럴 때 누가 가까이에서 부모님을 챙겨 줄 수 있다면, 고마운 정도가 아니라 업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겠죠. 더구나 며느리가 그 역할을 해 준다면 더 마음이 놓일거구요. 올케되시는 유경씨, 결혼 10주년 맞아서 시누에게서 고마움이 담긴 선물 하나 받는다면, 기분이 좋아져서 시어른들께 더 잘하지 않을까 싶어요. 행복바구니 끝곡으로 이규석의 기차와 소나무 준비했습니다. 저는 다음 주 토요일 저녁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기차와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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