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6자회담 비핵화 제2차 실무회의 종료


중국 선양에서 열린 북 핵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 제 2차 회의가 17일 끝났습니다. 이틀 일정으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신고 방안과 불능화 문제가 집중 논의된 가운데,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번 회의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 핵 6자회담 2.13 합의 이행을 위한 제2차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가 이틀 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7일 폐막됐습니다. 참가국들은 회의를 마치면서 별도의 구체적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문서를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논의된 방안들을 다음 달 초에 열릴 예정인 6자회담 본회담에 보고하고 구체적인 일정과 방법 등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회의가 끝난 후, 이번 실무그룹 회의를 통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신고와 불능화 과정을 진전시키는 문제에 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면서, 이번 회의는 매우 실무적이고 구체적인 회의였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들은 중국 선양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 2.13 합의 2단계 조치인 핵 시설 불능화와 신고를 병행 추진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힐 차관보는 신고와 불능화가 선후관계를 구분하는 식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두 과정이 진행되면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보다 앞서 17일 오전에도 회의에 앞서, 신고는 핵 프로그램과 핵 시설, 물질 등을 포함하게 되는데, 신고대상이 꼭 영변에 소재한 것들일 필요는 없고, 신고를 먼저 해야 한다기 보다는 몇 개 시설을 불능화 하면서 동시에 신고작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당국자는 북한도 안전을 고려해서 쉬운 것, 즉 불능화를 먼저 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참가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우선 불능화 대상 시설로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을 정하고 북한에 보다 발전된 불능화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임성남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번 회의의 성과와 관련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의 기초를 닦는데 의미가 있었다면서, 북한 측이 매우 진지하고 실무적으로 임했으며 논의 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에 대한 다른 참가국들의 이해가 깊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회의에 외무성 군축평화연구소 관계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을 파견해 실무적인 태도를 보였고, 핵 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 방안을 밝힌 것은 나름대로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농축 우라늄 관련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고단계 이행 과정에서 최대의 난제가 될 것으로 꼽혔던 이 문제가 예상보다 순조롭게 풀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 수 주간 진전이 있었다면서, 북한이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불능화 수준 등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 적지 않은 의견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기대를 모았던 불능화 시한 설정 문제는 이번 회의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고 한국 정부 당국자가 전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실무그룹 이틀 째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불능화 방안 등을 둘러싼 기술적 합의가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힐 차관보는 핵 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 단계는 지금까지 이룩된 핵 시설 폐쇄를 넘어서는 매우 어려운 새로운 단계라며, 불능화에 대한 공통의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오는 20일과 21일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회의와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북미 북일 관계 정상화 실무회의를 각각 개최한 후 다음 달 초에 6자회담 본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