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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불능화 일정 미-북 큰 견해차


17일 중국 선양에서 이틀 일정의 회의를 마친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의 핵심과제는 영변 등 북한 내 핵 시설을 언제까지 불능화 할 것인지 시간표를 만드는 일입니다. 하지만 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밝힌 대로, 불능화 일정에 대한 합의는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전망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 핵 문제의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은 핵 시설 불능화 조치와 관계개선의 구체적인 조건과 시기를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 불능화가 올해 안에 완료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올해 안에 핵 불능화를 달성하고, 내년에는 핵무기를 폐기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가 열리는 선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13일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회담 직후 김 부상과의 양자접촉이 유익했으며, 선양 회의가 좋은 결과를 맺을 것이라고 낙관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과의 만남을 통해 미국과 북한 두 나라가 북 핵 불능화를 위한 기술적 문제를 포함해,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공개적인 발언과는 달리 불능화 등 비핵화의 과정은 매우 지난한 작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의견입니다.

우선 북한은 핵 시설 불능화와 관련,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지역안보 포럼에 참석한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은 핵 문제를 진전시키려면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외무상은 또 핵 불능화를 이루려면 미국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고, 적성국교역법 적용도 종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박 외무상은 "핵 시설 폐쇄와 국제원자력기구 IAEA 검증단 수용 등은 북-미 관계가 잘 발전됐기 때문에 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그런 취지를 갖고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 과정을 이행해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조치는 철저하게 이에 상응하는 미국 측의 결정과 맞물려 취해질 것임을 밝힌 것입니다.

특히 박 외무상을 수행했던 북한 외무성의 정성일 부국장은 핵 불능화에 대해 “1-2개월이 아닌 장기적인 조치로 합의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안에 이행해야 한다는 것은 지나치게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제시한 일정에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입니다.

북 핵 2.13 합의는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을 해제하기 위한 과정을 개시하고 , 적성국 교역법 적용을 종료시키기 위한 과정을 진전시켜 나간다”고 명시하고 있을 뿐 북한의 핵 불능화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 등을 명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북한이 비핵화를 한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가능할 게 별로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은 미국과 북한이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BDA은행과 영변 핵 시설 가동중단 카드를 맞바꿔 2·13합의를 만들어 냈던 것처럼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도 모종의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서울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서재진 박사는 “북한은 주고 받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2단계 행동에 상응하는 조치로 대북 적대시 정책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재진 박사는 "현재 미국 정부도 내부적으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나 적성국 교역법 폐지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양측이 긴밀한 협의 과정을 거쳐 올해 안에 핵 불능화를 실현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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