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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실무회의 중국 선양서 개막


북 핵 6자회담 2.13 합의의 2단계 조치인 핵 시설 불능화 방안 등을 협의하기 위한 두 번째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가 오늘(16일) 중국 선양시에서 개막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늘 열린 6자회담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 첫 날 회담 소식을 전해 주시죠?

답: 네.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오늘 중국 동북부에 있는 랴오닝성 선양시 우의호텔에서 이곳 시간으로 오전 양자협의에 이어 오후 3시5분부터 첫 날 전체회의를 갖고 북한 영변 5MW 실험용 원자로와 재처리시설 등을 불능화하는 기술적 방법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오늘 회의에는 한국의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 베르데니코프 러시아 외무부 본부대사, 스다 아키오 일본 외무성 북핵담당 대사 등이 각국 수석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전체회의에 북한측 대표단은 리근 미국국장을 포함해 6명이 나왔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참가국들은 각각 10~15명씩 참석했습니다.

참가국 수석대표들은 전체회의가 마친 뒤 저녁에는 장원위에 중국 랴오닝성 성장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서 논의를 계속 이어갔습니다.

문: 이번 회의에서는 어떤 사안들이 중점 논의되고 있나요?

답: 오늘 첫날 회의에서는, 주로 북한이 생각하는 핵시설 불능화의 개념 및 방법과 핵 프로그램 신고 방안에 대해 듣고, 다른 참가국들은 의견을 제시하는 식으로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참가국들은 내일 17일까지로 예정된 이번 회의에서, 연내 핵 불능화 및 핵 프로그램 신고 단계를 마무리한다는 계획 아래, 핵시설 불능화는 어떤 방법으로 할 것인지를 비롯해, 핵프로그램 신고 대상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또 핵 불능화와 신고의 선후관계 및 대강의 이행 시간표를 어떻게 정할 지 등을 논의합니다.

문: 이번 회의의 의제와 전망과 관련해 각국 수석대표들은 어떤 입장을 밝혔나요?

답: 오늘 오후 열린 비핵화 실무그룹회의 전체회의에서 의장인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개막사를 통해 "이번 실무회의에서 비핵화 진전의 에너지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6자회담은 매번 회기를 연장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번엔 예정된 회기에 마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전체회의 개막에 앞서 오늘 오전 한국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번 회의는 신고와 불능화에 관한 실무적이고 전문적인 협의가 될 것 같다"면서도 "북측이 얼마나 숙제를 잘해왔는지, 핵시설 신고와 불능화를 위한 기술적 검토는 얼마나 해왔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하며 북한을 에둘러 압박했습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늘 "북한 핵시설 불능화를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공동의 이해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회의는 무슨 합의를 도출하려는 것이라기 보다는 기술적인 문제를 다루는 만큼, 최종적인 합의는 다음달 6자 본회의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문: 이번 회의에서 핵심 의제인 북한 ‘핵 시설 불능화의 방식’과 관련해, 어떤 방안이 거론되고 있나요?

답: 원자로 불능화 방법으로는 먼저, 핵연료봉이 들어가는 통인 원자로 노심을 제거하고 시멘트를 부어 못쓰게 만드는 방법과 함께, 원자로의 반응을 줄여주는 감속장치로, 건물을 지을 때 콘크리트 사이에 들어가는 스티로폼과 같은 기능을 하는 흑연 블록을 제거하는 방법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들 두 방식은 해체에 가까운 높은 수준의 불능화 방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작용을 하는 냉각 펌프를 제거하는 방식과, 핵분열 속도를 조절하는 원자로 제어 장치를 제거하는 방법 등이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는데, 이 방식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불능화 방식으로 나눠지고 있습니다.

문: 오늘 회의는 전체회의 말고도, 남북한 간 양자 접촉을 비롯해 6개 참가국들 사이에 양자 협의가 이뤄졌죠?

답: 네. 6자회담 비핵화회의에 참가 중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은 오늘 이곳 시간으로 오후 2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선양시 랴오닝 우의호텔에서 양자 접촉을 갖고 핵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조치를 중유 95만t 상당의 지원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해 협의했습니다.

앞서 한국 천영우 대표는 어제 저녁 한국대표단 숙소인 선양 쉐라톤호텔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국 대표와 만찬을 겸한 양자협의를 갖고 핵시설 불능화의 기술적 방법과 목표시한 설정에 대해 의견을 나눈 데 이어, 오늘 오전 10시부터 우다웨이 중국 대표와 양자접촉을 가졌습니다.

북한 대표인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은 오늘 한국보다 먼저 오전 9시30분께 우다웨이 중국측 대표와 양자접촉을 가졌습니다.

미국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늘 오전 일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양자협의를 가진데 이어, 러시아 대표와도 만나 의견을 나눴습니다.

문: 이번 회의에 북한은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참가했는데요. 이에 대해 회담장 주변에서 기대감과 긴장잠이 교차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는 데요?

답: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 북한측 대표로 나온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은 1993년 강석주 부상을 따라 북-미 고위급회담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뒤로 15년 동안 미국과의 핵 협상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해 와서, 북한에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에 버금가는 미국통으로 꼽히고 있는 인물입니다.

특히 리근 국장이 미국과 오랜 협상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 군축문제 전문가이기 때문에, 기술적 난제가 산적한 핵시설 신고 불능화 문제와 관련해 실무적이고 전문적인 얘기를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인물이라는 기대감이 회담장 주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그 동안 6자회담이나 남북한, 북-미 양자접촉 과정에서 온유한 성품으로 알려진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대신해 리근 미국국장은 북한의 강경 입장을 대변하는 악역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요, 이 같은 리근 국장의 협상 스타일 때문에 일부 대표단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 중국에서 베이징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6자회담 관련 회의가 열리기는 이번 선양시가 처음인데요, 회담장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답: 회담장인 선양시의 랴오닝 우의호텔은 김일성 북한 주석이 생전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 머문 적이 있는데요, 중국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오늘 오후 전체회의 개막사에서 회의 준비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면서, 회담 테이블에 놓인 6자회담 마크가 인쇄된 연필을 거론하며 이런 것들이 6자회담에 대한 중국인들의 깊은 기대를 보여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쉐라톤호텔, 한국 취재진 숙소와 프레스센터가 입주한 트레이더스호텔, 미국과 일본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인터컨티넨털 호텔, 북한 대표단이 머물고 있는 칠보산호텔 등에는 각국 대표의 움직임을 쫓는 각국의 취재진으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리근 북한 수석대표는 오늘 오전 숙소인 칠보산호텔을 나서는 순간 이른 아침부터 로비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에게 포위 당한 채 질문 공세를 받기도 했습니다.

앞서 천영우 한국측 대표는 어제 오전 선양에 도착한 뒤 잠시 시간을 내어, 압록강을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맞닿은 중국 도시인 단동을 둘러봤습니다.

또 사사에 겐이치로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는 이번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 전체회의에 참가하지는 않지만, 어제 밤 선양에 도착해 일본 대표단에 합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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