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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한 성장률 8년만에 퇴보


북한의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보다 감소해 북한경제가 8년만에 뒷걸음질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북한의 경제 규모는 한국의 약 35분의 1이고 1인당 국민소득은 17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김 기자, 북한 경제가 8년만에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지요?

답: 네,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은 8일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보다 1.1%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이에 따라 북한 경제는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쳤습니다.북한의 경제 성장률은 1998년 -1.1%에서 1999년 6.2%로 돌아선 뒤 2005년까지 7년 연속 2%대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왔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작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친 것은 기상여건이 악화하면서 농림어업 생산이 감소한데다 도로 등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건설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또 북핵 문제 등으로 국제관계가 악화한 데다 에너지 부족 문제가 현실화하면서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된 것이 경제성장률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질문) 북한의 부문별 성장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 지난해 북한 경제성장률이 뒷걸음질친 주요 원인은 농림어업과 건설업, 서비스업이 크게 퇴보한 탓입니다.

농림어업 성장률은 기상여건 악화로 곡물 생산이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2.6%나 하락해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주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이 때문에 북한의 곡물 수요량이 659만t이지만 확보량은 480여만t에 불과해 이달 중으로 곡물이 고갈될 것이라고 한국 국가정보원은 최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전망했습니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금강산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음식숙박업(21.8% 감소)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이에 따라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05년 36만 6000명에서 지난해 26만 5000명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한국은행이 추정했습니다.

건설업도 비주거용 건물의 건설은 늘어났으나 도로 및 철도 건설 등 토목건설이 부진하면서 전체적으로 무려 11.5%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광업은 석탄과 비금속광물의 생산이 증가했으나 연·아연광·동광 등 금속광물의 생산이 줄어들면서 전년보다 성장세가 크게 둔화해 1.9% 성장했고 제조업도 0.4%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운수와 통신업(5.1%) 등도 전체적으로 1.1% 미미한 증가세에 머물렀습니다.

(질문) 이런 까닭에 남북 간 경제력 규모의 격차는 더욱 더 벌어졌죠?

답: 네,그렇습니다. 북한의 국민총소득(명목 GNI)은 256억달러로 한국(8873억달러)의 약 35분의 1(2.9%) 수준에 불과합니다.또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한국(1만 8372억달러)의 약 17분의 1수준인 1108달러였습니다.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상품기준)는 전년과 같은 30억달러로 한국(6349억달러)과의 격차가 2005년 182배에서 212배로 확대됐습니다.북한 수출은 전년보다 5.2% 감소한 9억 5000만달러이고 수입은 2.3% 증가한 20억 5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지난해 남북한 간의 교역 규모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답: 북한의 경제 규모가 미약한 만큼 아직 남북 간 교역 규모는 미미한 편입니다. 지난해 남북간 교역 규모는 전년보다 2.8% 늘어난 13억 5000만달러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한국이 북한으로 보낸 규모는 쌀과 비료 등 대북 민간 지원이 증가하고 개성공단 건설사업 등으로 전년보다 16%나 증가했습니다.

북한으로부터 한국으로 들여온 규모는 아연괴와 모래 등 1차금속 제품이 늘어나는데 힘입어 남북경협 사업이 확대되면서 52.7%나 늘었습니다.

(질문)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의 이번 북한 경제성장률 발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 지원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답: 네,그렇습니다. 한국은행은 91년 이후 국가정보원 등 관계기관으로부터 북한의 경제활동에 관련된 기초자료를 제공받아 ‘북한 경제성장률’을 추정해 왔습니다. 해마다 5∼6월쯤에 관련 통계를 발표해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공교롭게도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경제성장률을 내놓았습니다. 더욱이 북한 경제성장률이 8년 만에 뒷걸음질치는 등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북 지원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한국은행은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북한 경제성장률 발표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경제성장률 통계는 남한의 가격,부가가치율과 환율 등에 의해 추정되는데 이같은 통계 산출 방식을 두고 학계 등에서 논란이 일어 작년에는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1년 여의 논란 끝에 한국은행 방식대로 통계를 작성하기로 의견이 모아져 이번에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행 통계는 정치적 사안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당초 일정대로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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