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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에 수재 복구물자 우선 지원 계획


집중호우로 인한 북한의 피해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엔 등 국제기구와 미국 정부 뿐아니라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들의 대북 지원 움직임 역시 빨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는 이달 말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 때문에 회담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VOA 강성주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 정부로서는 이달 말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 피해 상황에 아무래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겠지요?

답: 그렇습니다. 통일부의 서성우 정보분석본부장은 14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브리핑을 갖고, 아직 북한의 요청은 없지만 비 피해가 큰 만큼 지원여부를 관계부처와 현재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성우 본부장은 이번 비 피해가 작년 7월의 비 피해보다 심각해 보인다고 전하고, 당분간 비가 더 많이 오지 않는 한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서 본부장은 남북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백화원초대소’는 아직 피해가 없으며, 개성- 평양 간 도로나 철로도 지대가 높아 비 피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 강 기자, 앞서 유엔과 국제적십자사 등 국제기구들이 북한 돕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한국에서도 지원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겠지요?

답: 네, 한국도 민간단체들이 발 빠르게 북한 돕기에 나섰습니다.

59개 단체로 구성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당초 다음 주 중에 모임을 갖고 북한 지원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비 피해가 심각하다는 보도에 따라 이번 주말 모임을 갖고, 지원 품목과 시기, 지원 방향등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또 `남북나눔운동'측은 오는 22일 북한의 남포로 가는 선박 편에 의류와 밀가루, 라면 등을 보내기로 했으며, `굿네이버스' 측은 지난 13일 개성에서 만난 북측의 `민족화해협의회' 관계자가 수해 지원을 요청해 와, 16일이나 17일쯤 북한 쪽으로부터 지원요청 품목을 적은 서류를 넘겨 받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문: 지금까지 나온 피해 상황을 먼저 정리해 주시죠.

답: 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이번 비로 인한 농경지의 침수, 매몰, 유실된 피해 지역이 북한 전체 논과 옥수수 밭의 11 % 이상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농업성 리재현 국장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북한의 기본 곡창지대인 평안남도에서 2만 6천여 정보의 논밭이, 황해남도에서는 2만 여 정보의 논밭이 완전히 물에 잠겼으며, 황해북도에서는 3만 7천여 정보의 논밭이 침수되거나 매몰, 유실됨으로서 올 가을 작황이 매우 좋지 않을 것임을 우려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다른 비 피해와 관련해 북한 전역에서 수 백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가옥 3만 여 동, 6만 3천 3백 가구의 살림집이 파괴 또는 침수됐다고 14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강원도에서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났으며, 농경지 피해는 황해북도가 제일 극심하다고 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북한 각지에서 800 여 동의 공공건물, 540여 개소의 다리, 120 개소의 철도 노반이 파손됐으며, 천 백여 대의 운수 장비와 양수기, 전동기 등이 파괴됐다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의 대표적인 석탄 생산 지역인 평안남도 덕천과 개천 지구의 20여 개 탄광과 70여 개의 채굴장이 완전히 물에 잠겼으며, 자강도와 함경남도의 임산사업소에 쌓아두었던 통나무 수십만 입방미터가 떠내려갔다고 전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재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함경남도에서도 8천 가구의 주택이 완전히 파괴, 침수됐고, 9천여 정보의 농경지가 매몰되거나 유실됐습니다.

중앙통신은 이러한 피해가 “초보적으로 종합된 자료”라고 밝힘으로서, 17일 까지로 예보된 집중호우가 끝나고 나서, 현재 고립된 지역 등에 대한 피해 조사와 집계가 끝나면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와 물질적인 피해는 훨씬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의 `큰물피해막이대책본부'의 조영남 책임자는 14일 밤 `조선중앙텔레비전'에 출연해, 많은 중요한 도로와 다리, 철길 등이 피해를 입었고, 전력망과 통신망도 심히 파괴됐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측의 수해 복구 노력은 어떻습니까?

답: 북한도 폭우 피해 복구와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태세에 돌입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북한 전 지역의 주민과 노동당 또 인민군까지 모두 나서서 복구사업과 피해 지역 주민 돕기 운동이 활발하게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또 평양시내를 관통하는 대동강과 보통강의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반월도, 두루섬, 보통강, 선교 등 여러 지구들이 물에 잠겨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이 마비되고, 농경지 등이 침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도 철도성과 국토환경보호성의 일꾼들이 원상복구를 위해 투쟁에 나섰다고 전하고, 평양과 원산 사이의 중요 도로의 피해 복구에는 인민군까지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문: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 또 큰 비 피해를 입어, 어려운 경제상황이 쉽게 복구될 것 같지 않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작년의 비 피해 복구가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 또 다시 큰 피해를 입음으로서 엎친데 덮친 상황이 됐습니다.

우선 농경지의 매몰과 유실로 인해 올 해 15만톤 가량의 식량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 연초 북한은 약 1백70만t의 식량 부족을 공개하고, 국제 사회가 100만톤 정도의 식량을 도와 주도록 호소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런 상황은 내년에도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식량 부족 말고도 3만 여동 이상의 주택 침수와 파괴로 인해 북한 주민들의 겨울 나기가 어려워 질 것은 물론 전염병의 확산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또 주요 철도와 도로가 파괴돼 피해 복구와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의 원활한 수송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특히 북한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일부 공장과 기업소가 침수로 인해 가동이 중지되고 전력공급 중단과 탄광의 침수로 주 에너지원인 석탄 생산에 차질이 생겨 공장 가동을 더욱 어렵게 하는 악순환도 우려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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