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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북한 수해 피해 지원 검토할 것'


큰물 피해를 입은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앞서 13일 세계식량계획(WFP)과 세계아동기금 (UNICEF)이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이어 미국 정부도 14일 상황을 지켜본 뒤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이 심각한 큰 물 피해를 입은 북한에 곧 긴급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태국 방콕에 있는 WFP 아시아 사무국의 폴 리슬리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에 파견한 유엔 합동피해조사단의 보고를 토대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WFP와 유엔아동기금(UNICEF)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구성된 합동피해조사단은 14일 북한에 긴급 파견됐으며 이르면 15일 1차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리슬리 대변인은 집을 잃은 수재민들이 우선 지원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현재 북한 창고에 비축해 있는 영양 비스켓과 고농축 콩 등 긴급식량을 수재민들에게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리슬리 대변인은 지원 가능한 식량 비축량과 보급체계를 검토한 뒤 수재민의 규모에 따라 세부 지원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미온적이던 미국 정부도 지원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4일 베이징에게 기자들에게, 뉴스 보도를 통해 북한의 큰물 피해 소식을 들었다며, 미국이 어떤 지원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의 피해상황을 매우 진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은 북한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구체적인 정보를 먼저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션 맥코맥 대변인도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정부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미국이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코맥 대변인은 구체적인 지원 계획은 유엔 등을 통해 파악한 뒤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지난 2005년 이후 지원식량의 분배과정에서의 투명성 문제 등을 들어 대북 인도지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강원도와 황해남북도, 평안남도 등에 무더기비(집중호우) 가 내려 수 백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실종) 됐으며 주택 6만 3천여 가구가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전역의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지난해 보다 더욱 심각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박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큰물 피해의 시기와 면적을 봤을 때, 지난해보다 곡물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권태진 박사: “작년에는 7월 중순 이었는데 이제는 8월 중순이니까 한 달 정도 늦어졌고 지금 이 시기는 벼 이삭이 펼때가 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침수가 되면 피해가 큰 경우가 많죠. 전반적으로 보면 예상 피해규모는 작년보다 큰 것으로 보입니다.”

권 연구원은 날씨가 계속 좋지 않으면 병충해 등 2차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이번 큰물로 약 15만t 이상의 곡물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4백만 t 이상의 곡물을 수확해 식량 사정이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소 영양섭취 요구량에는 여전히 1백만t 정도가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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