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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비, 전체주의 7대 불가사의


최근 미국의 한 잡지가 북한의 수도 평양에 있는 노동당 창건 기념비를 포함해 ‘전체주의 사회의 7대 불가사의 (The Seven Wonders of the Totalitarian World)’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전체주의 사회의 7대 불가사의’에 속한 거대 구조물들은 얼마 전 새로 발표된 ‘세계의 7대 불가사의 (The New Seven Wonders of the World)’와 비교해 자아도취적 성격이 공통으로 내재돼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지난 달 새로운 ‘세계의 7대 불가사의’가 확정 발표돼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세계의 7대 불가사의’에 그 나라의 문화유산이 포함될 경우 해당 국민들의 자부심 외에 관광산업에서도 막대한 특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7일 발표된 새로운 ‘세계의 7대 불가사의’에는 중국의 만리장성과 브라질의 거대예수상, 인도의 타지마할 궁전, 요르단의 고대도시 페트라, 로마의 원형경기장 콜로세움, 페루의 잉카 유적지 마추피추, 그리고 멕시코의 마야 유적지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는 남성 교양잡지인 ‘에스콰이어’가 인터넷판에 ‘세계 7대 불가사의’에 견주는 ‘전체주의 사회의 7대 불가사의’를 선정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에스콰이어 지는 이 기사에서 북한의 수도 평양에 있는 노동당 창건 기념비와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미국 전투기를 파괴하는 황금주먹상, 콩고 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 있는 로렌트 카빌라 전 대통령 동상,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의 레닌묘지, 투르크메니스탄의 아시가바트에 있는 사마라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상, 중국 톈안먼 광장의 마오쩌둥 묘, 그리고 이라크 바그다드에 있는 승리의 손을 ‘전체주의 사회의 7대 불가사의’로 선정했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에스콰이어 지의 코리 소벨 기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세계의 7대 불가사의’가 문명의 힘을 나타내는 경이롭고 신비로운 대형 구조물인 반면, ‘전체주의 사회의 7대 불가사의’에는 공통적으로 자아도취적 성격이 내재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벨 기자는 이들 구조물들에는 일종의 과대망상증도 함께 나타난다고 말했습니다. 또 현 정권의 힘과 영광을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끔직한 일들을 의도적으로 기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 세워져 있는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의 거대한 동상은 결국 그의 잔인한 독재정치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소벨 기자는 지적했습니다.

카빌라 대통령은 재임 중 콩고의 경제를 파탄으로 내몰고, 4백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잔인한 내전으로 불리우는 콩고내전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카빌라 대통령 동상은 2001년 그가 암살된 후 집권한 아들, 조셉 카빌라에 의해 건립됐습니다.

하지만 소벨 기자는 자신은 ‘전체주의 사회의 7대 불가사의’가운데 최악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비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노동당 창건 기념비는 사망한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세운 것으로 노동자 계급의 상징이며, 구 소련 연방의 상징으로 사용됐던 망치와 낫, 그리고 횃불을 쥐고 있는 거대한 손으로 구성된 구조물입니다.

소벨 기자는 노동당 창건 기념비는 건축미 면에서 흉하고, 공산주의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자와 농민, 지식인 계층의 승리를 찬양하는 의도로 세워진 듯 하지만, 북한에 대해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들 계층은 의사표현의 자유 조차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 않느냐고 소벨 기자는 반문했습니다.

소벨 기자는 기사를 통해 이들 전체주의 국가에서의 국민들의 고통을 가볍게 처리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단지 이들 정권들이 얼마나 불합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지를 ‘전체주의 사회의 7대 불가사의’를 통해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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