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아프간 인질협상 급진전…탈레반 ‘곧 석방 가능’


탈레반이 한국정부가 이틀째 대면협상을 벌인 가운데, 인질이 곧 석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1명을 인질로 억류하고 있는 무장단체 탈레반은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인질이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무장단체 측과의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단체 탈레반과 한국 정부 협상대표들의 면담이 이틀간 벌어졌습니다. 이 가운데 탈레반 대표들은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1명의 한국인 인질이 빠르면 오늘이나 내일 석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이어서 아프가니스탄 정부도 상당수의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인질과 수감자 교환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10일 시작된 탈레반과 한국 협상대표간의 대면협상은 한국 협상대표 4명과 탈레반 지도자 2명이 참가한 가운데, 가즈니 시의 적십자 사무실에서 이틀간 열렸습니다. 가즈니는 지난달 19일 한국인 23명이 인질로 붙잡힌 곳과 같은 지역에 있으며, 인질 중 남성 2명은 이미 살해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인질들이 곧 석방될 수 있다’는 보도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1일 “무장단체 측과의 접촉은 계속되고 있다”면서,진행 상황은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범위 만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천 대변인은 이어서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11일 피랍자 가족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천 대변인은 “한국 정부는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별도로 아프간 피랍자 문제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무장단체 측과의 직접접촉 동향에 대해서도 성의를 다해 알려드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의 제마라이 바셰라이 내무성 대변인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가즈니에서 협상대표들을 보호하고 있지만, 협상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바셰라이 대변인은 “협상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아프가니스탄 정부 대표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대부분 여성인 한국인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해왔습니다.

여기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처음부터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한국 협상대표들이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보장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탈레반과 접촉한 아프가니스탄 당국자에 따르면 이들은 인질 석방의 대가로 많은 금액의 돈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5명의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인질로 붙잡았던 이탈리아인 언론인을 풀어줬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정에 대해서 많은 비판이 따랐으며, 미국도 그런 거래가 향후 더 많은 인질사태를 불러일으킬 것으라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