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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과 정상회담 앞둔 노무현 대통령 면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달 말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뚝심과 승부사 기질, 그리고 거침 없는 직설적 언행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노 대통령은 또 남북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자주와 균형을 강조해 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통일과 남북 관계, 북-미 관계 등에 대한 인식 등을 김영권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취임 이래 줄곧 전임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대북 평화번영 정책을 추구해왔습니다.

“체제의 위협에 직면했을 때 북한이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대화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관은 한국이 먼저 관용과 인내를 갖고 북한과의 신뢰 구축에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상대를 경계하고 적대적 감정을 부추켜서는 신뢰를 쌓을 수 없고, 따라서 화해와 협력도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신뢰와 평화공존 속에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주면 김정일 정권은 결국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습니다.

“안전이 보장되고 개혁과 개방이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면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것입니다.”

이같은 인식을 토대로 한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한국 내 보수층들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기여하고 국가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습니다. 이들은 또 노 대통령이 상호주의 기본원칙을 무시한 채 북한에 대해 저자세로 일관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같은 견해를 일축하면서, 포용정책 외에 북한과 관련한 대안은 없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한국의 과거 대통령들과는 다른 태도와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언제까지 우리의 국방을 주로 미국에 의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안보는 우리 한국군을 중심으로 지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노 대통령은 자주와 균형을 바탕으로 한-미 동맹관계의 변화를 강조하면서, 한-미 두 나라가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의견 차이를 조율하며 협력할 것을 강조해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의 국방개혁, 그리고 미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합의 등은 한-미 동맹관계를 새롭게 재편하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자주외교 중시정책은 취임 초부터 미국의 입장과 충돌하면서 몇 차례 긴장을 빚기도 했습니다.

최근 북한 핵 협상의 진전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등으로 분위기가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한미 동맹관계는 여전히 갈등의 소지를 내포하게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노 대통령은 특히 특유의 달변과 거침 없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이같은 스타일은 종종 정치권과 언론 등 한국 내부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이 또 말 실수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동안 ‘반미하면 어떠냐!” “대통령 못 해 먹겠다” 는 등의 발언과 비속어 사용 등으로 구설수에 휘말렸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6월 한국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내 임기가 두 달이 남았든 석 달이 남았든 (북한에) 가서 도장찍고 합의하면 후임(대통령)이 거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비판론자들은 이같은 발언은 후임 대통령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들과 진보층들은 노 대통령의 이런 거침 없는 말투와 자세가 오히려 서민적이며, 대통령과 국민의 사이를 더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며 긍정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지도력을 연구하는 고려대학교의 최진 교수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이런 스타일을 검투사에 비유했습니다. 검투사는 퇴로를 차단하고 죽기 살기로 싸우는 데 노 대통령이 바로 그런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이런 지도력과 스타일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격의 없는 대화로 이어진다면, 평양에서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기대 이상의 좋은 결실을 맺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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