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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대면 협상 임박 전망 제기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인 피랍 사태가 9일로 3주를 넘어선 가운데, 인질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의 대면협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울러 탈레반 측이 인질 석방의 대가로 몸값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지난달 19일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무장단체에 피랍된 한국인 23명 가운데, 남은 21명의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의 대면협상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인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의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과의 대면협상이 곧 성사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파탄 주지사는 8일에도 ‘AP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48시간’ 안에 협상 장소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협상이 머지 않았음을 내비쳤습니다.

한국인 납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무장세력 지휘관인 압둘라 잔도 8일 파키스탄 일간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빠르면 9일 중 대면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국 언론이 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까지 대면협상과 관련해 확정된 바는 없으며, 다만 다양한 채널을 통해 탈레반 측과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측의 대면협상에 대한 파탄 주지사의 발언이 그동안 몇 차례 엇나간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번에도 협상이 실제로 이뤄질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탄 주지사는 한국인 인질 석방 문제가 몸값 지불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해 주목되고 있습니다.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역시 8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 요구는 이미 폐기된 문제로, 몸값 지불이 해결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은 그동안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요구해 왔지만 아프간 정부가 이를 거부하자 한국인 인질 가운데 2명을 살해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아프간 정부는 최근 정상회담을 통해 탈레반의 `인질-수감자 맞교환' 요구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거듭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여성을 인질로 삼고 있는 탈레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이 커지면서, 탈레반이 기존 요구에서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습니다. 따라서 탈레반은 한국 정부가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내용으로 요구조건을 변경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편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9일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부족장 회의인 ‘평화 지르가’에 참석한 자리에서 여성을 납치한 탈레반의 행위가 국가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비난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활동 중인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테러세력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아프간과 파키스탄 부족장 수백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아프간과 파키스탄이 힘을 합다면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위협을 격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피랍자 가족들이 파키스탄대사관을 찾아가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파키스탄 정부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파랍자 가족 15명은 9일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을 방문해 파키스탄 대통령이 `평화 지르가' 회의에 참석해 한국인 인질 석방에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피랍자 가족들은 이번 ‘평화 지르가’에서 아프간 내 한국인 피랍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불참을 선언하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피랍자 가족들은 또 파슈툰어로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상대로 한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한국전쟁을 경험한 한국인들은 전쟁 중인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아픔을 공감한다고 말하고, 억류된 자원봉사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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