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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탈레반 측 대면협상 개최 계속 난항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인 피랍 사태가 10일로 23일째를 맞은 가운데, 인질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의 대면협상이 장소 문제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인질 석방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부족장 회의인 ‘평화 지르가’의 첫 날 회의에서도 인질 석방과 관련한 돌파구는 마련되지 못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지난달 19일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 무장단체에 피랍된 한국인 23명 가운데, 남은 21명을 석방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전방위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의 대면협상은 협상 장소를 정하지 못한 채 일주일 넘게 교착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9일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탈레반 측은 한국 정부 대표단과 언제든지 대면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유엔이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존입장을 고수해 대면협상 장소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와히둘리 무자다디 아프간 정부 협상대표의 사퇴 이후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협상이 인질 석방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이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 협상 장소조차 정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한국인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의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과의 대면협상이 곧 성사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여러 차례 밝혔었습니다.

파탄 주지사는 8일에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48시간’ 안에 협상장소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의 대면협상이 머지 않았음을 내비쳤습니다.

또 한국인 납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무장세력 지휘관인 압둘라 잔도 8일 파키스탄 일간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빠르면 9일 중 대면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하지만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현지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과의 직접 대화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면서 "대면협상 장소를 결정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근거가 없고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습니다.

탈레반은 그동안 유엔이 탈레반 협상대표단의 신변안전을 보장해줄 경우 탈레반 통제구역 뿐만 아니라 아프간 정부 관할지역과 제3국에서도 한국 정부와 대면협상을 가질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질 석방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던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부족장 회의인 ‘평화 지르가’의 첫 날 회의가 9일 인질 석방과 관련한 아무런 돌파구도 마련하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여성을 납치한 탈레반의 행위는 국가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비난했지만, 한국인 인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활동 중인 테러세력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아프간과 파키스탄 부족장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이 힘을 합하면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위협을 격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는 탈레반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친 탈레반 인사들과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불참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인 인질사태의 해결은 현재로서는 여전히 불투명한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의 대면협상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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