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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억류 3주째, 탈레반 대면 접촉 계속 유보


지난 달 19일 23명의 한국인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단체 탈레반에 피랍된 지 오늘, 9일로 22일째에 접어들었습니다. 피랍자 가족들의 절박한 석방 호소와 한국 정부의 총력 외교전에도 불구하고 사태해결의 실마리는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달라이 라마 등 세계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에서도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의 석방 촉구 여론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의 남은 한국인 인질 21명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 측과 직접 대면접촉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AP 통신' 등은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 주의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이 한국시각 8일 새벽 대면접촉 장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레반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 역시 8일 아프간 현지 언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를 통해 한국 협상단과 직접 대화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며, 대면협상 장소를 곧 합의할 것이라는 보도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아마디 대변인은 또 알려진 바와 달리 한국인 여성 인질과 탈레반 여성 수감자의 맞교환을 제안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가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내무부는 8일 한국인 인질 구출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지만 한국 정부의 우려 때문에 작전을 유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제마라이 바샤리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아프간 정부가 가즈니 주에 상당 규모의 병력을 배치하는 등 군사작전 준비를 해두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바샤리 대변인은 그러나 인질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마라주딘 파탄 가즈니주 주지사는 이 날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인질 구출을 위한 아프간 군의 군사적 개입설은 너무 이르다면서, 군사적 행동을 취할지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인 인질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종교간 세계평화위원회'는 8일 성명을 통해 한국인 피랍자들의 석방을 촉구하고, 전 세계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모든 사람들이 즉각 행동에 나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세계평화위는 티벳의 달라이 라마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포함돼 있는 세계적인 종교단체로, 피랍자를 위해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의 78개 시민단체들도 이 날 서울 광화문에서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집회를 열고 기다림의 상징인 '노란리본 달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피랍자 가족들은 7일 다시 긴급 호소문을 발표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과 이란 대사관 등 이슬람권 대사관을 잇따라 방문해 인질들의 조속한 석방을 위한 협조를 호소했습니다. 이들은 직접 동영상을 만들어 국내외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하는 등 지속적인 여론의 관심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사태해결에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던 아프간과 파키스탄 간 '평화 지르가' 회의는 당초 참석키로 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부족장들의 불참 선언이 잇따라 예상보다 참가자가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르가'는 아프간과 파키스탄 양국에 거주하는 파슈툰 족의 부족장 회의로, 9일부터 사흘 간 일정으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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