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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한국전 미군 유해 발굴 재개 가능성'


한국전쟁 중 북한군과 중공군의 포로로 잡혔다가 귀환한 미군 참전용사들의 모임인 ‘한국전쟁포로 연합회( Korean War Ex-Pow Association)’는 매년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웨스트 버지니아의 주도, 찰스톤에서 열린 올해 연례 모임에서는 2005년 이후 중단된 미국과 북한의 공동 유해발굴 작업이 내년에 재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돼 참석자들의 기대가 크게 고조됐습니다. 이번 행사를 취재한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문: 유미정 기자, ‘한국전쟁포로 연합회’ 연례 모임이 웨스트 버지니아의 찰스톤에서 열렸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1976년 결성돼 미국 전국에 2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는 ‘한국전쟁포로 연합회’는 해마다 한국전쟁 휴전기념일을 전후해서 연례 모임을 갖고 있는데요, 올해 모임은 7월 27일부터 8월 5일까지 열흘 간 웨스트 버지니아 찰스톤에서 열렸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평균 연령이 75살이라고 하는데요, 이를 잘 말해주듯이 백발이 성성한 노병들과 배우자, 그리고 가족 등 4백여명이 행사장인 찰스톤 메리옷 호텔을 가득 메웠습니다.

참석자들은 이번 모임을 위해서 플로리다, 일리노이, 메인 주 등 미국 전역에서 자동차나 비행기 편으로 먼거리도 마다않고 달려왔는데요, 일부는 의족이나 휠체어에 불편한 몸을 의지하고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있기도 했습니다. 참석자들 가운데는 16년 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모임에 나온 노병도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문: 네, 그러면 참석자들이 이렇게 해마다 연례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네, 한국전쟁 포로 미군 참전용사들에게 연례회는 일반적인 행사 이상의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어린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전해 포로로 잡혀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는데요, 이들은 미국으로 귀환한 이후에도 포로생활 당시의 공포와 한국전에 대한 미국인들의 냉대 속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이 단체의 회장인 잭 채프만 씨는 연례 모임은 자신들에게 마치 치료요법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채프만 씨는 연례 모임에서 서로가 전쟁포로로서 겪은 경험들을 얘기할 수 있고, 또 배우자나 자녀들도 참석해 자신들의 과거를 배우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채프만 씨는 연례 모임에 참가하는 것이 심리 상담사를 만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저렴한 치료가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연례 모임은 또 머나먼 동토에 남겨진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전사자나 실종자들의 유해를 찾기 위한 중요한 정보교환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앨라바마에서 온 존 알브레히트 씨가 한국전에 참전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제 24사단 21 기병연대 엘 중대 소속의 삼촌, 존 알브레히트 이병의 유해를 찾기 위해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알브레히트 씨는 생전에 아버지가 작은 삼촌의 유해를 찾아 제대로 장례식을 치뤄주기를 소원했다며, 연합회 연례 모임 소식을 접하고 도움을 요청하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렇군요. 그런데 참전용사들의 고령화로 연합회의 연속성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답: 네, 참전용사들이 상당히 고령이다 보니 참석자들은 매년 연례 모임에서 세상을 떠난 전우들의 소식을 듣기도 합니다.

지난해 연례 모임 이래 세상을 떠난 34명의 전우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불려질 때 이들이 느끼는 안타까움은 말할 수가 없습니다. 채프만 회장은 이처럼 한국전쟁이 잊혀지지 않기 위해서는 미국의 젊은세대들에게 한국전쟁과 한국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채프만 회장은 한국전쟁 포로 참전용사자들의 후세들로 구성된 단체가 조직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네, 이런 가운데서 지난 2005년에 중단된 미-북 공동 유해발굴 작업이 내년에 재개될 가능성이 거론됐다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한국전쟁에서 전사, 실종한 미군들의 유해를 발굴해 신원을 확인하고 가족의 품으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지난 1996년부터 북한의 핵 사태로 중단된 2005년까지 10년 동안 북한과의 공동 유해발굴 작업을 통해 2백 29구의 미군 유해를 발굴한 바 있습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 실종자 담당 합동사령부(DPMO)'를 대표해 모임에 참석한 필립 오브라이언 씨는 미-북 공동 유해발굴 작업이 내년에 재개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이언 씨는 지난해 미국과 북한을 둘러싼 정세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하고, 북한에서의 발굴작업이 내년에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오브라이언 씨는 이어 북한과의 협상이 이뤄지면 2005년 철수 당시 남겨두었던 2곳의 유해 발굴지, 운산과 장진호에서 발굴작업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해발굴 작업과 발굴된 유해의 실제 신원확인을 담당하는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사령부, JPAC의 참전용사, 유족 대외관계 담당 스티븐 톰슨 씨는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했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가 반환 받아온 미군 유해 6구 가운데 1구에 대한 신원확인이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톰슨 씨는 현재 구체적인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유해 1구의 신원이 앞으로 몇 주 내에 확인돼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참 고무적인 소식이군요. 끝으로 이번 연례 모임에서 거행된 추모식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답: 네, 4일 거행된 추모식에는 식장 한 가운데 놓인 성조기로 둘러싼 화환에 참석자들이 한 사람씩 작은 성조기를 꽂으면서 전우들과 가족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이들은 57년 동안 전사한 동료 전우들에 대한 일종의 죄책감을 마음 한 구석에 담고 살아왔다는데요, 전우들의 이름을 부를 땐 슬픔을 억누르지 못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한 노병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남북한의 모든 이들을 위해 헌화한다고 말해 행사장을 숙연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열흘에 걸친 연례 모임을 마치고 참석자들은 모두가 한국이라는 끈으로 엮어진 하나의 대가족임을 확인하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총총히 길을 떠났습니다.

2008년도 연례 모임은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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