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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탈레반 측과 직접 접촉’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납치된 지 오늘 3일로 16일째를 맞은 가운데, 이번 주말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이 직접 대면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으며, 특히 오는 5일 열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사태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칭 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3일 로이터 통신에, 탈레반이 한국 대표단과 전화 접촉을 가졌다고 말하고, 그러나 아직 직접 대면협상 장소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도 3일 강성주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가 탈레반과 전화접촉을 갖고 직접 대면협상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같은 보도들에 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탈레반 측과의 대면협상에 관한 질문에, 탈레반과 다각적인 접촉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접촉의 수준과 방식, 시기를 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천 대변인은 한국 정부가 접촉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가장 우선적인 목표는 탈레반이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이 우리정부가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레반은 직접협상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 아마디는 그동안 수 차례 탈레반은 한국과 직접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마디는 미국과 아프간 당국자들이 탈레반과의 협상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탈레반은 한국 당국자들과의 직접 협상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은 대면협상 장소에 대해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마디는 `AFP통신'과 CBS 방송 등에 협상 장소로 탈레반이 통제하는 지역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는 한국 정부는 연합군 지방재건팀 사무소에서 협상을 갖자고 탈레반에 통보했다며, 마땅한 장소가 선정되면 양측에 동의를 구해 협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일과 6일 이틀 동안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이번 사태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회담은 테러와의 전쟁을 논의하기 위해 피랍 사태 이전에 이미 일정이 잡힌 것이지만, 한국인 피랍 사태 해결의 열쇠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 문제를 결정할 수 있는 두 나라 지도자 간의 회담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천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두 정상이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상회담에 임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자칭 탈레반 대변인인 아마디가 언론과의 회견에서 여성 인질 2명이 중병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고 말한 가운데,

아프간 의사들은 한국인 인질들을 곧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라지아 샤리브 씨는 16일 전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에게 처음으로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샤리브 씨는 자신은 아프간 여성의 한 명으로서 인도적 차원에서 인질들을 치료하러 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샤리브 씨는 같은 병원의 동료들과 함께 탈레반 납치범들과 연락을 주고 받고 있으며, 의료진 방문 문제가 24시간 이내에 조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에 파병중인 동의부대 소속 군 의료진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 주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제인권단체인 국제 암네스티는 탈레반에 즉각 한국인 인질을 석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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