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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조만간 탈레반과 직접 대면협상


한국 정부가 15일째 한국인 인질을 억류 중인 아프가니스탄 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과의 접촉을 강화, 직접 대면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한국 내에서는 인질 석방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회의 등을 통한 다자외교에 더욱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과의 직접 대면협상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내 가즈니주의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는 2일 한국측 협상단이 탈레반과 직접 만나 인질 석방을 위한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탄 주지사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요청을 탈레반이 수용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AP통신'도 이 날 와히둘라 무자디디 아프간 정부측 협상단장의 말을 인용해, 한국 정부와 아프간 관리들이 탈레반과의 대면협상을 위한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자디디 협상단장은 이후 아프간 정부 측에 불만을 표하며 협상단장 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 정부와 탈레반 측간 직접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한국 정부의 다자외교도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세안 지역안보포럼, ARF 회의에 참석 중인 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인질 석방 과정에서의 군사작전은 배제키로 의견을 모으고, 미국 측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 장관은 파키스탄 외무장관을 비롯해 관련국들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지지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도 3일까지 파키스탄에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지원을 호소할 예정입니다.

ARF 소속 26개국은 이 날 총회에서 한국인 인질 억류 사태와 관련해 별도의 성명을 채택하고, 탈레반이 인질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의장국인 필리핀의 로베르토 로물로 외무장관은 억류된 한국인들이 하루 빨리 석방되길 바란다며, 피랍자 가족과 한국인들에게 위로를 전했습니다.

한국 내 각계에서는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입장 선회를 계속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회 방미단은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2일 워싱턴에 도착할 예정이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앞으로 각각 긴밀한 협력을 당부하는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역할을 과도하게 설정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는 미국에 책임이 있다는 일부의 주장을 경계했습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 등 관련국에 적극적이고 유연한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특정 국가가 아프간 정부보다 더 큰 역할을 하고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의 발표를 통해 인질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미국은 전날에 이어 1일에도 '테러분자들과의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테러분자들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는 게 미국의 일관된 정책이며, 그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번 주말 열릴 예정인 부시 미국 대통령과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국인 인질 사태가 거론될 것이라고 예단할 수 없지만 두 지도자의 관심사 중 하나임은 분명하며, 특히 부시 대통령은 인질의 안전한 석방에 관심을 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1일 탈레반 사령관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의 '압둘라' 그룹은 인질을 5곳에 분산 억류했으며, 정부측을 당황하게 하기 위해 인질사태를 당분간 길게 끌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현재 여성 인질들의 건강이 심각한 상태라며, 그러나 그 때문에 협상을 빨리 종결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고 '뉴스위크'는 전했습니다.

탈레반의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도 국내외 언론을 통해 억류된 인질들의 건강상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으며, 특히 2명의 여성 인질은 매우 심각해 병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로이터 통신' 은 이 날 현지 몇몇 의사들이 인질들을 치료하기 위해 가즈니주를 방문하고 있다며 아직 탈레반 측의 허락은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현지에서 1차로 조달한 의약품이 무장단체 측에 전달됐지만 피랍자들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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