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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부터 북 핵 실무그룹 회의 잇따라 개최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은 다음 주에 열릴 예정인 경제. 에너지 실무그룹 회의를 시작으로 2.13 합의에 따른 5개 실무그룹 회의를 이달 중 잇따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6자 수석대표 회담에서는 북미 관계정상화와 북 핵 불능화 등 대부분의 주요 쟁점들을 실무그룹 회의로 넘겼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핵 계획을 폐기하도록 하는 일은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란 얘기입니다.

힐 차관보는 핵 협상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사나 외교관들이지만, 솔직히 말해 원자력이나 핵 문제의 기술적 측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문외한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북한,한국,중국, 일본,러시아 등 북 핵 6자회담 참가국들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를 이뤘습니다. 이 것이 2.13합의입니다. 이 합의에 따르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쇄, 봉인하는 것은 물론 모든 핵 시설을 불능화해야 합니다. 또 모든 핵 시설과 물질을 빠짐없이 신고해야 합니다. 대신 나머지 5개국은 북한에 에너지 등 경제지원을 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이 합의가 다소 모호한데다 기술적으로 복잡하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핵 시설 불능화’를 놓고 미국과 북한이 상당히 다른 시각과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서울대학교의 원자력 전문가인 이은철 교수는 핵 시설 목록 신고 문제가 예상 외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은철 교수는 북한은 과거에도 국제원자력기구 IAEA에 부실한 핵 시설 목록을 제출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북한당국이 이번에도 자신들의 핵심적인 핵 시설은 몰래 감춰두고 신고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신고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북한 핵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를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실무그룹 회의에서 북한 핵 시설 불능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2.13합의 2단계 조치를 성실히 이행할 경우 미국 등으로부터 중유 95만t을 지원받게 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에 중유를 무작정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일단 중유를 받아놓고 합의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중유 외에 북한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중유 시설을 추가로 건설해주는 것과 발전소를 개수하는 것, 그리고 제3국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것 등 3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노틸러스연구소의 팀 사베지 연구원은 종합적인 대북 에너지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베지 연구원은 북한의 에너지난은 단순히 연료가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에너지 생산, 수송, 소비 등 모든 에너지 체계가 철저히 파괴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석탄 생산부터 연료, 발전, 전력 등 전반적인 에너지 문제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과 미국,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는 오는 7일부터 6자회담의 5개 실무그룹 회의를 잇따라 열어 구체적인 핵 문제 해결 방안과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 중 특히 7일과 8일 이틀 간 일정으로 예정된 경제.에너지 실무그룹 회의는 판문점 남측구역 내 `평화의 집'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핵 시설을 불능화하는 데 대한 보상으로 지급하기로 한 중유 95만t 제공 방식 등을 논의하게 될 경제.에너지 실무그룹은 한국이 의장국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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