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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납치사태 열흘째, 아직도 해결의 돌파구 못찾아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에 납치되는 사태가 발생한 지 오늘 28일로 열흘째를 맞았지만, 아직도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노무현 한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27일 아프간에 도착한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실장이 28일 중에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인 가운데,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과 영향력 있는 원로들이 협상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백종천 특사가 28일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카불 주재 한국 대사관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지난 27일 아프간에 도착한 이후 아프간 당국자들과 접촉하면서 대책을 협의중인 백 특사는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한국인 피랍자들의 안전 석방에 대한 노무현 한국 대통령의 의지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백 특사는 또한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포로를 맞교환하자는 탈레반의 요구에 대해 아프간 정부가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 3월에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 수감자 5명을 풀어준 것과 관련해 비판을 받은 후 인질과 수감자 맞교환을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한국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지휘관 물라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28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 AIP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인 인질 석방협상이 중대국면에 접어 들었으며 오늘 협상이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콰리 유세프 아마디는 탈레반은 백 특사가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교환에 동의하도록 아프간 정부를 설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아마디 대변인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들을 살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 방안이 없다는 그간의 위협을 되풀이했습니다.

아마디 대변인은 인질들이 서로 다른 여러 장소에 소규모로 억류돼 있다면서 일부 인질들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르면 28일 중에 한국인 피랍자들에게 의약품과 생활필수품이 전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정부 소식통은 의약품 등을 가즈니 주 정부측에 전달했으며, 현재 피랍자들에게 전달되고 있거나 이미 전달됐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즈니 주 주지사 대변인인 시린 망갈은 28일AP 통신과 회견에서,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 압둘 살람 로케티와 또 한 명의 국회의원, 그리고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카르바그 지역에서 존경받는 지도자 여러 명이 협상에 합류했다고 말했습니다. 크와자 무하마드 카라바그 경찰서장도 가즈니 주에서 더 많은 원로들이 모여들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며, 카르바그 지역 인근에서 중립적인 원로들이 협상에 참여하기 때문에 탈레반도 이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일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무니르 망갈 아프간 내무차관은 탈레반 무장세력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인질 구출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망갈 차관은 또한 아프간 정부는 납치범들의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납치범들에게 피살당한 고 배형규 목사의 장례 절차가 연기됐습니다. 배 목사의 유족들은 배 목사의 시신이 남은 22명의 피랍자와 함께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배 목사의 추모를 원하는 관심과 사람에 깊은 감사를 느끼지만 지금은 피랍자들의 석방에 노력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배 목사의 시신 운구를 당분간 유보하고 인질들이 석방돼 후송될 때까지 카불의 바그람 기지에 시신을 안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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