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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유엔 인권이사회 분담금 지급 중단


미국 의회의 일부 의원들이 지난해 신설된 유엔 인권이사회의 활동이 부진한 점을 들어 미국의 분담금 지불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인권운동가들은 의회의 그같은 움직임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인권이사회는 권위가 실추된 이전의 유엔 인권위원회를 대체해 지난해 3월 신설되었습니다.

미국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플로리다주 출신의 민주당 소속 빌 넬슨 의원은 세계적으로 인권증진에 헌신해야 할 유엔 인권이사회가 수단 같은 암울한 중대 인권 현안들에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의 크리스틴 실버버그 국무부 차관보는 미국의 맹방인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 외에 유엔 인권 이사회가 이룬 일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버버그 차관보는 유엔 인권이사국들 중 17개국은 이슬람회의기구, 약칭 OIC 회원국들임을 지적하면서, 이스라엘 규탄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한 이사회의 결정은 기구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절대로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특히 국무부에 의해 암울한 인권기록을 지적당한 쿠바와 벨로루시 두 나라에 대한 조사를 지난달 이사회가 중단한 사실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유엔 인권이사회는 출범 1주년을 맞아 개최한 회의에서 북한과 버마 두 나라의 인권 특별보고관은 유임시키기로 했지만 쿠바와 벨로루시 담당 인권 특별보고관은 폐지했습니다.

미국 의회 하원 외교위원회는 최근 이사회의 이같은 처사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사회 예산 중 미국측 분담금인 약 3백만 달러의 지불을 중단하는 법안을 의결했습니다. 이 법안은 상원에도 상정돼 현재 본회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버버그 차관보는 의회가 논의 중인 관련 법안들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채 인권이사회 예산은 유엔 전체예산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사회에 별다른 타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뉴욕에 있는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국제활동 책임자인 페기 힉스 씨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 의원들과는 다른 입장입니다.

힉스 씨는 합리적이고 가시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한다면 세계적으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도리어 암담한 실망감만 안겨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국은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난하는 대신,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같은 미국의 맹방들을 포함해 인권침해를 일삼고 있는 국가들에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고 힉스 씨는 강조합니다. 특히 스리랑카같은 분쟁지역을 이사회가 인권증진을 위한 기구활동의 우선과제로 정할 경우, 유엔 인권이사회는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힉스 씨는 지적합니다.

뉴저지주 출신의 민주당 소속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도 그같은 시각에 동의하면서, 부시 행정부는 인권 관련 현안들에 대한 여러 나라들의 진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충분한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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