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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단체, 태국 내 탈북자 환경 개선 촉구


태국의 수용소에 분산 수용돼 있는 탈북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 달라는 비정부기구(NGO)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 내 한인 인권단체인 아시아태평양인권협회는 26일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의 태국 내 활동을 허용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를 미국주재 태국대사관에 전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워싱턴 인근 매릴랜드주에 있는 미주 한인인권단체 아시아태평양인권협회는 26일 미국주재 태국대사관을 방문해 태국 내 탈북자 수감시설의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전달했습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태국 내 3개 수용소에 분산 배치돼 있는 탈북자들이 피부병과 눈병, 전염병 등 각종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특히 어린 아이들은 우유를 먹지 못해 영양실조를 겪고 있지만 의료지원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열악한 형편에 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인권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유천종 목사의 말입니다.

유천종 목사: “태국 내에 있는 수용소의 환경개선이나 여러가지 의료지원에 대해 건의를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이번에는 공개적으로 성명서를 보내게 됐습니다. 주요 목적은 수용소 내 환경개선, 처우개선 이런 것이 첫째 목적이죠.”

이 단체는 성명에서 태국당국이 수용소 내 탈북자들에게 생필품과 약품 등을 지원하려는 비정부기구들의 활동을 막을 뿐아니라 한국 정부가 지원하던 탈북자 진료 프로그램도 몇 달 전 중단시켰다며 이는 비인도적인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태국은 탈북자들을 방콕에 있는 이민국수용소에 배치해 왔으나 탈북자 수가 많아지자 지난 봄부터 전국 3개 수용소에 분산배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국에서 활동하는 비정부기구 활동가들은 태국 내 수용소의 환경이 수 년째 개선되지 않고 매우 열악한데다 최근에는 현지 한인들의 면회도 거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태국 수용소를 거쳐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자의 말입니다.

“옆으로 돌아 누으면 다른 사람과 부딪치고 말싸움 나고 그런 정도의 열악한 상황이었구요. 동물원의 동물들 구경하는 것처럼 돼 있었습니다. 샤워시설도 잘 안돼 있습니다. 물을 여러 사람들이 함께 쓰다보니까 위생에도 문제가 있구요. 식수에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또 태국은 특별히 더워서 선풍기를 트는데요. 밤낮으로 계속 돌리니까 건강에도 좋지 않구 피부에 너무 좋지 않은 개미가 많아 힘들었는데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아서 어려움들이 많았습니다.”

태국 정부는 탈북자 뿐아니라 인근 버마와 라오스 등 여러 나라에서 입국하는 불법체류자들 때문에 치안과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천종 목사는 태국 정부가 탈북자를 강제송환하지 않고 호의를 베풀어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고, 당면한 여러 고충도 이해하고 있다며 그런 이유 때문에 비정부기구가 돕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천종 목사: “태국의 여러가지 어려움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정치적, 경제적 어려움이라든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NGO가 돕겠으니까 도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달라! 우리의 요구는 그거죠.”

유 목사는 태국수용소에 3백~4백명의 탈북자가 분산 수감돼 있는 등 모두 6백~7백명의 탈북자가 태국에 있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인권협회는 비정부기구들이 탈북자들을 조용히 돕길 원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태국 정부가 탈북자들에 대한 의료활동과 물품지원, 그리고 미국행을 기다리는 탈북자들의 출국에 적극 협력하지 않는다면 유엔 인권기구 등 국제사회에 태국의 비인도적 행위에 대해 긴급 조사를 요구하는 등 여러 운동들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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