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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관 전 외교장관 ‘북 핵 해결 지금이 적기’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정부에서 첫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핵 문제가 차기 미국 정부로 넘어갈 경우 미국은 더 강경한 입장을 밀고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금이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가 윤 전 장관을 인터뷰 했습니다.

문) 지난주에 열린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지금 엇갈리게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답) 네 원래 기대했던 것은 북핵 일정을 합의하는 것이었는데 그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쇄로 생긴 모멘템을 살려나가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회의였다고 생각합니다.

문) 연내 불능화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전망하십니까?

답) 아마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한국에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좀 잡아보자 특히 연말까지 불능화를 해보자 이렇게 제안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한측에서 아마도 중유공급 문제라든지 아니면 적성국이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빼는 문제로 이른바 북미관계 개선 문제 이런 것들을 강조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양측의 주장이 부딪쳤던 것이 아닌가 그래서 시한설정이 어려웠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이것이 앞으로 협상과정에서 부딪치게 될 가장 어려운 핵심 문제하고 관련이 돼 있습니다. 그게 뭐냐 하면 양측의 이행조치의 순서를 결정하는 문제로 서로가 상대방에게 먼저 하라! 자기가 해야 되는 것을 뒤에 하겠다 뭐 이런 식의 딜레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로드맵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요 그래서 이행조치 일정을 짜는 것을 작업반(실무그룹회의)에 맡긴 것 같습니다. 8월에 실무그룹에서 기초를 만들고 9월초 2단계 회의에서 이행 로드맵을 만드는 과정을 거치겠는데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이 된다면 아마 연내 실현이(불능화의) 가능하지 않겠나 봅니다.

문)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회담에 시간을 끌면서 부시 행정부 이후 미국의 차기 정권과 핵문제를 타결하려고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데요 만일 이것이 사실일 경우 북한으로서 이득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답) 저는 북한측 입장에서 볼 때 이득보다는 오히려 손해가 클 것으로 봅니다. 좀 역설적인 얘기입니다만 1970년 닉슨 대통령이 공산국가인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은 닉슨 대통령 스스로가 강경한 반공주의자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가 반공주의자였기 때문에 그가 협상하는 것 자체를 민주당이 반대하는 것이 어려워졌거든요

지금의 부시 대통령도 사실은 대북한 강경론의 입장을 고수해오다 최근에 일단 대북 양자협상을 허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공화당 내의 강경파들이 비교적 침묵을 지키면서 지금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이제 민주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대북 온건정책은 추진하기가 상당히 힘들 것으로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민들과 의회측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에 비해서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약하게 나온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이런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민주당 정부에서는 안보문제에 관해서 특히 9.11 테러와 관련한 이 안보문제와 관련해서는 강경한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따라서 그렇게 되면 1994년의 제네바합의를 이행해 나가는 과정에서처럼 여러가지 국내 정치적인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때하고 비슷한 상황이 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이 아마도 북한 입장에서는 볼 때는 협상을 타결하는 절호의 기회다! 이렇게 생각하고 북한이 빨리 전략적인 결단을 내리고 2.13합의에서 약속한 비핵화의 수순을 신속하게 밟아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문)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이 지난 21일 핵 포기 전 경수로 제공을 요구했는데요 어떤 의도에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보십니까?

답) 원래 북한측에서는 이 경수로 문제에 대해서 과거부터 상당히 민감하게 집착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경수로 문제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간의 정치적인 신뢰문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신뢰가 양국간에 쌓이게 되면 자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북한이 그래서 2005년도 9월 합의(9.19 공동성명) 2007년 2.13합의를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는 자세를 보여준다면 그런 북한의 진지한 자세에 대해 미국내의 정계나 의회 강경파들의 신뢰가 많이 쌓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미 행정부에서 이 경수로 문제를 풀어주는데 대해 반대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신뢰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신뢰가 쌓이기도 전에 먼저 선결조건부터 내세우면 이행순서가 모두 꼬이고 합의가 어려워질 것입니다. 그래서 2005년 9.19합의 직후의 상황이 다시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너무 서두르지 않고 기존의 합의를 진지하게 이행해 나가는 것이 오히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자회담 참가국들은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답) 그동안 수년간의 협상 경험이 가르쳐주는 일종의 교훈이 있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북한에게 틈새를 보이지 않는 5개국 간의 긴밀한 공조 이것이 협상 성공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긴밀한 공조를 통해서 북한에게 핵을 포기하는 것만이 북한이 살길이라는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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