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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월드] 미국 배드민턴계서 아시아 출신 선수들 맹활약


한 주간의 세계 주요경기 소식과 각종 스포츠 화제를 전해 드리는 스포츠 월드 시간입니다. 오늘도 이연철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미국 배드민턴 계에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큰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라질 수도 리우데 자네이로에서 열리고 있는 제15회 팬암 대회에 참가한 미국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들도 거의 모두 아시아 출신 선수들입니다. 최근에는 이 선수들이 출연한 텔레비전 광고까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스포츠 월드 오늘 이 시간에는 이 소식을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먼저 텔리비전 광고 얘기부터 해 볼까요?

답: 네, 화제의 광고는 코카콜라가 최근 인수한 글라소라는 회사의 비타민 음료 '비타민워터' 광고입니다.

국제 배드민턴 대회 복식 경기에서 한 선수가 비타민워터를 한 모금 마시고 난 후 강력한 스매싱을 성공시킨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평범해 보이는 이 광고가 사람들의 눈길을 끈 이유는 미국프로풋볼리그 NFL 최고의 라인배커로 꼽히는 시카고 베어스의 브라이언 얼랙커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톤 레드삭스의 데이빗 오티스라는 당대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이 출연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배드민턴 계에서는 이 광고만큼 배드민턴을 널리 알린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광고에 출연한 미국 국가대표팀의 하워드 바크와 밥 말레이통 선수도 덕분에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바크 선수의 말을 들어 보겠습니다.

바크 선수는 이번 광고가 배드민턴을 위해 아주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배드민턴이 널리 알려지고 계속 그같은 관심을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이 광고에 두 명의 배드민턴 선수가 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이라서 또다른 화제가 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올해 28살인 하워드 바크는 베트남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습니다. 배드민턴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배드민턴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복식에서 16강에 진출했고, 2005년 미국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남자복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광고에 출연한 또다른 선수는 올해 26살의 밥 말레이통 선수입니다. 라오스에서 태어나 어릴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고, 10대 중반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해 미국 시민권을 받았고 올해 미국 대표팀에 합류했습니다. 말레이통 선수는 배드민턴 경기가 집 뒷마당에서 심심풀이로 하는 그런 경기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서브권이 있을 때만 공격 성공시 점수가 인정되던 것에서 이제는 무조건 공격 성공시 점수가 인정되는 것으로 배드민턴 규칙이 바뀐 후 배드민턴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경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문: 이 두 선수 말고도 미국 배드민턴 대표팀에는 다른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많이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여자팀의 주전인 에바 리 선수는 홍콩에서 태어났고, 메이 망카라키리 선수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가 태국 이민자 출신입니다. 이밖에도 남자 단식 선수인 에릭 고 선수는 필리핀에서 태어났습니다. 게다가 대표팀 감독인 카이지민 감독은 중국인입니다.

이 가운데서 특히 에바 리는 미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이번에 브라질 수도 리우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5회 팬암 대회에서, 여자 단식 우승은 물론 메이 앙카라키리와 짝을 이룬 여자복식과 하워드 바크와 짝을 이룬 혼합복식에서도 우승해 대회 3관왕에 오르는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에바 리는 많은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아주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문: 또 에바 리 선수는 미국에서 배드민턴은 별로 인기가 없다는 말도 했는데요, 그만큼 운동하기가 어렵다는 말도 되겠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1950년대와 6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은 배드민턴의 세계적인 강자였습니다. 당시 20번 이상의 세계선수권을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 이후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한국 등 아시아 국가 선수들이 세계 배드민턴 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배드민턴이 최고의 비인기 종목 가운데 하나로 전락한 상황입니다.

다른 종목과 달리 미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정부의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월드 바크나 밥 말레이통 선수는 생계를 위한 직업을 따로 갖고 있고, 에바 리 선수는 부모에게 얹혀 살고 있는 형편입니다.

메이 망카라키리 선수는 경기를 위한 여행이 잦기 때문에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기가 대단히 힘들다는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선수들이 배드민턴에 힘을 쏟는 것은 내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2008년 하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큰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 배드민턴은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워낙 강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네, 배드민턴 올림픽 출전권은 세계랭킹에 따라 주어집니다. 현재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이 세계 24위에 올라있고, 여자복식은 34위에 올라 있습니다. 그리고 여자 단식은 53위 남자 단식은 76위가 가장 좋은 순위입니다. 따라서 올림픽에 출전한다고 해도 메달을 따기가 그리 쉬운 상황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워드 바크 선수는 중요한 것이 금메달만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보다는 배드민턴 전도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바크 선수는 자신이 출전하는 올림픽 경기가 텔레비전으로 방송돼 더 많은 미국 사람들이 배드민턴에 대해 알게 되기를 바란다면서, 그것을 시작으로 배드민턴이 더 인기있는 경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한 주간의 주요 경기 소식과 각종 스포츠 화제들을 전해드리는 스포츠 월드,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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