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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전문가 ‘개혁개방 가능성 낮다’


북한은 미국, 일본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또 체제안전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뒤에도 개혁개방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전면적인 개혁개방보다는 제한적인 개방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입니다. 이 소식, 서울의 VOA 강성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북한은 일반적으로 미국, 일본 등과 관계가 개선되고 또 체제에 대한 위협이 사라지면 적극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돼 왔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가요?

(답변 1) 네, 북한이 개혁개방에 소극적일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지난 달 19일) 중국 연길시 연변대학에서 열린 한 국제 세미나에서 나왔습니다.

북한 문제 전문가인 중국 북경대학 김경일 교수는 <북한 변화의 현실과 전망>이라는 발표 논문을 통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좋아지더라도 북한은 여전히 개혁개방보다는 체제 수호를 우선으로 하는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경일 교수는 그 근거로서, 중국이 1978년부터 개혁과 개방에 나선 것처럼 북한도 지난 80년대 중반부터 외국자본 유치 등 중국식 개혁을 시도했지만, 1989년부터 시작된 사회주의권의 붕괴가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를 결정적으로 꺾어 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소련과 동구권 여러 국가가 바로 개혁과 개방을 통해 스스로 몰락을 자초했다고 이해하고 있으며, 그래서 북한은 지금까지도 개혁과 개방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2) 강 기자, 그러나 중국은 1978년부터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지 않습니까?

(답변 2) 네, 그렇습니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시작할 당시 현재의 북한처럼 경제가 붕괴 직전에 이른아주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중국은 1976년, 10년을 끌어오던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또 일본과 미국등과 관계가 정상화 되는 등 국내외 상황이 풀리면서 개방 정책을 시작했고, 그 이후로는 중국에서는 국내 문제나 국제 문제로 긴장이 높아지는 일이 없이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공적인 진행이 가능했다고 김 교수는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 일본 등과의 외교 관계가 풀리지 않는 것은 물론, 핵 문제로 인해 세계의 많은 나라와 긴장 관계에 있는 등, 개혁개방의 초기 조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질문 3) 그렇지만 북한은 지난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취하는 등 개혁개방으로 나아가는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까?

(답변 3) 그렇습니다. 김 경일 교수는 지난 2002년에 발표된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는 시장경제 요소를 가미한 개혁개방 조치임에 틀림없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보면, 일회성이 강한 조치로서, 지금은 그 조치의 취지가 희미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중국이 지난 60년 대 발생한 자연재해를 이겨내기 위해서 발표한 경제 조치들이 자본주의 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이유로 그뒤 모택동의 지시로 폐지된 것처럼, 북한이 발표한 ‘7.1 경제관리 개선조치’도 장차 폐지될 가능성이 있는 조치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질문 4) 그러면 미국과 북한의 관계, 북한과 일본의 관계, 또 남북한 간의 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이 개혁개방에 긍정적으로 임할 것이라는 전망은 맞지 않을 수도 있겠군요.

(답변 4) 그렇습니다. 김경일 박사는 북한과 남한, 또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가 정상화 되는 것과, 북한 정권의 기반이 단단해져서 더욱 자신있게 개혁개방으로 나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즉 앞에서 말했듯이 북한은 소련과 여러 동구권 국가들의 몰락의 악몽을 쉽게 잊을 수가 없을 거라는 예측입니다.

(질문 5) 그럴 경우,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개혁개방 정책은 어떤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까?

(답변 5) 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이상적인 모양은, 북한이 남한, 미국, 일본 등과 관계개선을 이루면서, 개혁개방의 영향은 좁은 지역에 가두어 둘 수 있는 방법, 즉, 개성공단이나 라진, 선봉 등 경제특구안으로 개혁 개방 지역등을 제한해 두고, 나머지 지역은 집단화와 계획경제 속에서 사회주의적인 발전을 이룩하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지난 십여년 간의 제한적인 개혁 개방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에는 개인주의와 시장경제의 개념이 점차 퍼져서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이 점이 앞으로 어떻게 작용할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개인주의와 시장경제에 노출된 일반 주민들의 가치관의 변화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불러오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북한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양면적인 것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논문을 발표한 북경대 김경일 교수는 중국 길림성 출신의 조선족 학자로, 연변대학을 졸업한 뒤 북경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북경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도 맡고 있는 북한 문제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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