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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수석대표들, 차기 회담 동력 확보에 의미 부여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오늘 끝난 6자 수석대표 회담과 관련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넉 달 만에 재개된 6자 수석대표 회담이 오늘 공식 폐막했죠?

답: 네. 지난 3월 22일 이후 넉 달 만에 재개된 6자회담이 당초 일정을 하루 넘겨 오늘 끝났습니다. 엊그제 회담 개막식이 없었던 것처럼, 오늘도 폐막식은 없었습니다.

6자 수석대표들은 오늘 오전 10시에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1시간 정도 면담한 뒤, 11시에 회담 장인 베이징의 조어대 호텔에 모여 수석대표 회담을 다시 열었는데요,

당초 예상됐던 '의장성명'을 채택하지는 않는 대신 프레스 코뮤니케, 즉 ‘언론발표문’이란 이름으로 합의 내용을 채택했습니다.

이어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각국 수석대표들이 나란히 선 가운데, 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이 8월 중 5개 실무그룹 회의 개최 및 9월 차기 6자회담 및 외교장관회담 개최 등을 뼈대로 하는 언론발표문을 읽었습니다.

이와 관련, 당초 의장성명 도출을 시도했지만, 이번 회담이 비공식 회담임을 감안해 언론 발표문을 내게 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이번 회담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북한 핵 시설의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 신고에 대한 시간표에 합의하지 못하는 바람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회담 당사자들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나요?

답: 6자 수석대표회담에 참석한 6개국은, 당초 은근히 기대했던 핵 불능화 시한 설정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시한 설정의 필요성 등 추가 논의에 대한 공감대를 확보함으로써 차기 회담에 대한 모멘텀을 확보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전례 없이 원만한 분위기에서 협상을 치르고 2.13합의 2단계 이행에 대한 북한측의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만으로도 평가할 만하며, 이번 회담의 성과를 깎아 내리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측 대표단의 표정도 밝았는데요, 천영우 한국측 수석대표는 오늘 회담을 마친 뒤 가진 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어느 누구도 중요한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오지 않았다"면서 “참가국들 모두 다 이번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천영우 수석대표는 또 “이번 회담은 2.13합의 초기단계에서 다음단계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를 놓고 정지 작업을 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끈다는 생각 없이 있는 모든 것을 신고하겠다고 분명히 밝혔고, 그런 면에서 상당히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측 차석대표인 임성남 외교부 북핵단장도 "목표치만 생각한다면 이번 회담에 A플러스를 줄 수 있다"면서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문: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과거와는 달리, 돌발적인 요구를 내놓기 보다는 적극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지요?

답: 한국을 포함한 각국 회담 당사자들이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북한측의 전향적 태도에 고무된 측면이 큽니다.

이번 회담 기간 내내, 북한측은 시종 "약속한 것은 지킨다"면서 오히려 다른 5개국의 경제, 에너지 지원이 비핵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데 우려를 나타낼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측은 또 당초 우려와는 달리 핵시설 불능화를 경수로 문제와 연결한다든가 미국 측에 핵군축 회담을 요구한다든가 하는 등의 돌발 요구를 하지도 않았는데요, 이 때문에 이번 회담 기간 내내 각국 수석대표들 사이에 특별히 얼굴을 붉힐 일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회담기간에 열린 북-일 양자협의에서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다 최근의 조총련 문제로 북한이 강하게 공격할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 측과도 별다른 마찰이 없었다는 전언입니다.

문: 이처럼 북한측이 적극적으로 나온 배경에 대해서는 어떤 분석들을 하고 있습니까?

답: 북한측이 적극적으로 나온 데 대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회담 개막 전날인 지난 17일 이례적으로 두 차례에 걸쳐 4시간 가까이 진행됐던 북-미 양자회동의 결과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많습니다.

회담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등 북-미 양자 차원의 정치적 사안들이, 당시 양자회동에서 원만히 풀리면서 북한이 만족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어제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길 원한다"고 말한 점에 비춰, 북한측에 2.13합의 상의 지원 외에 대규모 추가지원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 정부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은 오늘 회담 폐막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프로그램 전면 신고와 핵시설 불능화 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히고 "참가국들은 6자회담 과정의 진전을 위한 참가국들의 건설적 노력에 만족을 표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오늘 오후 수석대표회담 폐막 직후 곧바로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 언론 발표문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공개했는데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문: 중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도 좀 소개해 주시죠?

답: 중국 외교부가 아직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것과 달리, 중국 신문과 방송들은 오늘 회담 결과 보도에서, ‘차기 6자회담 9월 초 거행’, ‘북핵 6자회담 큰 틀에 인식’, ‘북한 핵불능화 시한 정하지 못해’ 등의 제목 아래 이번 언론 발표문 내용 전문을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일부 중국 신문은 ‘6자회담은 전자게임인가 아니면 휴전지역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6자가 함께 앉아서 논쟁 속에 타협하고 타협 속에 행동하면, 평화의 기회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중국내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반세기 이상을 냉전상태에 있었던 한반도가 몇 차례의 담판을 통해 화해할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6자회담 진전 과정에 대해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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