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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우리금융그룹, 미 증권위원회 테러지원국 거래기업 명단에 올라'


한국의 우리금융그룹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테러지원국과 거래하는 기업 명단에 올랐습니다. 한국전력이 이달 초 명단에 오른 이후 한국 기업으로는 두 번째입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이같은 조치가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연방정부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가 한국의 우리금융그룹을 미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인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 명단에 추가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습니다.

지난 2001년 한국 최초의 금융그룹으로 탄생한 우리금융그룹의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북한 개성공단 내에 지점을 개설한 것과 관련해 명단에 올랐습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 12월, 한국 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개성공단에 지점을 개설한 이후 공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6월 말부터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이 제출하는 연차 보고서를 검토해, 북한을 비롯해 쿠바, 이란, 수단, 시리아 등 미 국무부가 지정한 테러지원국과 거래 관계가 있을 경우, 해당 기업을 '테러지원국 거래기업 명단'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금융그룹에 앞서 이달 초에는 한국의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명단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전력은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차 보고서에서, 지난 2005년 3월부터 북한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히고, 남북한 간 또는 북한과 미국 간 긴장이 고조되거나 적대행위가 발생할 경우 한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 바이오텍 홀딩스, HSBC 홀딩스, 중국 위차이 인터내셔날, 크레딧 스위스 그룹, 민드레이 메디칼 인터내셔날, 지멘스 등이 테러지원국인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기업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상장기업들의 연차 보고서에서 테러지원국과 거래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대로 해당 기업을 명단에 추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기업들 중 북한과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이 명단에 계속 추가로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리스 콕스 증권거래위원장은 그 어떤 투자자도 자신의 투자나 퇴직을 위한 저축이 간접적으로 테러분자들의 안식처나 대량학살 국가를 지원할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갖게 해서는 안된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명단에 올랐다는 자체가 이들 기업들이 직간접적으로 테러를 지원하거나 다른 불법활동에 관여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명단에 올랐다고 해서 해당 기업들이 직접적인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기업들은 명확한 정보나 소명의 기회조차 없이 자신들을 명단에 올렸다고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우리은행과 한국전력측은 개성공단 사업은 공단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을 위한 것일 뿐 북한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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