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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시리즈: 동북아의 군비경쟁 1] 동북아 지역, 전세계 군사비 지출의 65% 차지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역내 주요국들 간 군비경쟁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올해 초 인공위성 요격실험에 성공한 데 이어 핵 항공모함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또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미국의 최신예 전투기 F-22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최근 세계에서 5번째로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해 해군의 작전능력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특히 이들 국가들의 상호 군사력 견제는 역내 군비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한국이 자랑하는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의 진수식이 열린 지난달 18일, 노무현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에 멈추지 않는 군비경쟁이 있기 때문에 한국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치열해지고 있는 동북아 군비경쟁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인식을 보여줍니다.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 일본과 남북한 등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은 전세계 군사비 지출 총액의 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평균 군사비 증가율이 8%로 다른 지역의 2배에 달합니다. 전세계 어느 지역보다 치열하게 군비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군사력 확대의 중심에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군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이 있습니다.

중국은 1990년대 초반부터 매년 국방예산을 두 자리 수 이상 늘려왔습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18% 가까이 늘어난 4백50억 달러의 국방비를 집행할 예정입니다.

중국은 지난 1월 탄도미사일을 발사해서 위성을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성 요격은 미국 등 월등한 우주 군사 기술을 보유한 국가에 대한 ‘일종의 경고이자 도전’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또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미국의 제5세대 전투기인 F-22에 대응해서, 러시아의 기술을 도입한 신형 전투기 개발에도 이미 착수했습니다. 중국은 ‘젠-13’ 과 ‘젠-14’ 로 이름붙여진 이들 전투기를 2015년까지 실전배치한다는 계획입니다. 바다에서는 핵 잠수함 추가 도입과 함께 핵 항공모함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최첨단 무기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사회에 협력한다는 명분으로 방위력 정비 계획과 함께 평화헌법을 개정하면서, 방어적이었던 자위대를 ‘세계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보수 진영은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자국과 동맹국인 미국 방어를 위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에 참여해야 한다면서, 미국과의 군사동맹과 군사력 확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일본 방위청 장관을 지낸 누카가 후쿠시로 자민당 의원은 지난달 초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안보협력 세미나에서 “오늘날 일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라는 현실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런 위협에서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총체적인 자위권 사용을 막는 헌법 조항의 개정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F-22 전투기를 도입하려는 일본의 노력은 동북아 지역 군비경쟁의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F-22를 도입할 경우 우세한 공군력을 확보하게 되고, 이는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의 대응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일본의 F-22 도입 추진이 알려진 후, 2012년부터 2016년 사이에 스텔스 전투기 60대를 도입키로 했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또한 세종대왕함에 이어 2012년까지 2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추가로 보유하는 등 군비경쟁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첨단무기 경쟁에 동참할 수는 없는 처지지만, 핵실험에 따른 ‘핵 무기 보유’ 선언으로 오히려 주변국들에 군사력 확장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모두 방어를 목적으로 군비를 증강한다고 주장하면서 주변국들의 군사력 확장을 비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양상 속에서, 동북아 지역의 군비경쟁은 갈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아우트로: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오늘부터 세 차례로 나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최근 전개되고 있는 주요국들의 군비경쟁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내일은 군비경쟁에 나선 각국의 안보논리와 군사비 실태를 분석해 보내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많은 애청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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