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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부시 대통령, 온실가스 감축회의 제안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31일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나라들이 함께 배기가스 공동 규제 기준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미온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새로운 제안이 아닐 수 없는데요, 오늘은 ‘미국의 소리방송’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내용을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부시 대통령의 새 제안에 대해서 우선 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부시 대통령은 31일 미국을 비롯해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들이 함께 정상회담을 갖구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국제적 차원의 장기 전략을 마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온실가스 증가와 이로인한 지구 온난화를 매우 심각한 문제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또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이 협상에 함께 참여해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말씀하신 내용만 듣고 보면 이의를 달 부분이 없는 좋은 제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실은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제안과 또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구요. 왜 그렇습니까?

답: 이번 제안이 나온 배경을 보면 이해가 되는데요. 부시 대통령은 6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선진 8개국 정상회담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여기에서 지구 온난화 문제도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다뤄집니다.

과거 서방 국가들은 환경 보호를 위한 ‘교토 의정서’에 합의했습니다. 교토 의정서는 이미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각 국가들이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양을 1990년 이전 수준으로 낮추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은 취임 후 클린턴 대통령 시절 미국이 동참했던 교토 의정서에서 탈퇴했습니다. 중국과 같은 나라가 참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 기준을 따르다 보면 미국 경제만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죠.

부시 대통령의 이런 결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이 높았구요, 또 이번 선진 8개국 회담에서도 미국의 행동을 촉구하는 각국의 압력이 거셀 것으로 예상됐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이 2012년 만료되는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제안을 들고 나오면서, 국제사회의 압력을 피하려는 방어용 제안이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문: 앞서 국제사회에서 거론된 지구 온난화 방지 정책과 부시 대통령의 제안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답: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번 선진 8개국 정상회담에서 새 제안을 내놓을 예정인데요, 21세기의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5.5도 이하로 하기 위해서 2050년까지 각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대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시 정부는 이미 이 제안이 현실적이지 않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죠.

대신에 부시 대통령의 새 제안은 교토 의정서에서 이어지는 유엔 차원의 국제적 논의와는 별개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15개 국가가 새로운 협의를 벌이자는 것입니다. 특히 각 국가에 일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규제 기준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공동 목표를 정한 뒤 각 국기 사정에 맞게 이를 시행하자는 것이 앞선 교토 의정서나 독일의 제안과 가장 큰 차이점인데요.

각 국이 자국 이익을 따지다 보면, 실제 온실가스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겠느냐는 의문과 비난을 사고 있는 것이죠.

문: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일단 부시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와 또대한 국제 사회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통 목표가 마련됐다는 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사임하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미국도 지구 온난화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국제 사회의 입장과 부시 대통령의 제안 사의에 워낙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합일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문: 미국 내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제안에 대해 비난 분위기가 거세죠

답: 그렇습니다. 환경문제에 보다 적극적이었던 민주당에서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장은 최근 지구온난화와 이에 따른 환경 파괴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그린랜드와 유럽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왔는데요, 부시 대통령의 제안이 나오자 마자 부시 대통령은 전인류가 실제로 맞닥뜨린 지구온난화 문제와 또 미국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데 실패했다고 즉각 비난했습니다.

하원 지구온난화 위원회의 에드워드 마키 의장도 부시 정부와 미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남은 재임기간동안 성과없는 논란만 계속할 모양이라고 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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