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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북한 핵시설 즉각폐쇄 촉구


북 핵 2.13 합의가 24일로 1백일째를 맞은 가운데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즉각 폐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이 베트남의 실용주의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동남아 안보포럼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이 아시아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4일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2.13 합의 이행을 다시 한 번 촉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제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IAEA 에 전화를 걸어 사찰단을 초청하고 영변 원자로 폐쇄 과정을 시작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베이징 북 핵 6자회담 2.13 합의를 통해, 영변 핵시설 폐쇄와 봉인,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찰 수용 등을 60일 이내에 이행하기로 약속했지만,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에 묶여 있는 자금 송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25일부터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남아안보포럼 ARF 고위 실무자회의에 앞서 베트남을 방문한 힐 차관보는, 지난 8주일 이상 BDA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문제가 외교관 생활 중 직면한 가장 복잡한 기술적 문제 가운데 하나였다며, 그러나 BDA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이 BDA 문제 해결을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미국은 문제해결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힐 차관보는 북한이 세계에 대해 실용주의적 접근법을 취한 공산국가 베트남의 예를 따른다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과거 적대국가였던 미국과 베트남이 12년 전 외교관계를 회복한 이후 두 나라 사이에서 발전한 폭넓은 정치.경제.문화 관계를 지적하면서, 북한도 베트남의 실용주의를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최근 동남아안보포럼에 처음으로 제출한 안보 보고서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이 아시아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라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세 나라가 북한을 겨냥한 미사일을 제거한다면 북한도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 핵 6자회담을 평화를 향한 중요한 첫 번째 단계라고 환영하면서,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는 본질적으로 북한의 일방적인 핵 폐기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핵우산 아래 북한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 1천 기 이상의 핵폭탄 제거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그리고 핵 위협 종식 여부에 따라 결정될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핵 선제공격 위협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지난 해 핵실험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미국과 북한 관계가 정상화되고 상호신뢰가 구축된다면 자동적으로 단 한 기의 핵무기도 보유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같은 일방적인 정책과 냉전 이후에도 계속되는 군비강화 노력은 세계평화를 해치고 있다면서, 특히 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을 위해 핵 안보 우산을 유지하는 미국의 정책은 평화와 안보에 대한 가장 중대한 위협의 근원이라며, 이로 인해 핵 군비경쟁이 촉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이밖에 일본은 과거의 전쟁범죄와 현재의 아시아 패권추구의 꿈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일본 민간인 납치 문제를 거듭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일본이 계속 납북자 문제를 제기한다면 6자회담 참가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0년에 동남아안보포럼 ARF에 가입했지만,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제출하는 안보 보고서를 ARF 에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을 환영하면서, 이는 북한이 정책토론에 참가할 용의가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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