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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벨재단 ‘북한정부, 내성결핵 위험성에 눈 떴다’


북한 정부가 내성결핵의 심각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민간 지원기구들과 공동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대북 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의 스테판 린튼 회장이 밝혔습니다.

린튼 회장은 이에 따라 북한 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져온 지금까지의 지원방식을 확장해, 개별환자들도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북한 내 의료기관 16곳을 둘러보고 돌아온 린튼 회장을 취재했습니다.

스테판 린튼 회장을 비롯한 유진벨재단 관계자들의 이달 초 북한 방문은 대북 의료지원의 효율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입니다.

앞서 유진벨재단은 지난 3월21일 북한에 1백80만 달러 상당의 의료지원품을 보냈습니다.

린튼 회장 일행은 이번 방북기간 중 남포시결핵병원과 안주시인민병원 등 의료기관 16 곳을 방문했습니다.

린튼 회장은 북한 정부의 인식 변화를 확인한 점을 이번 방문의 성과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린튼 회장은 북한 정부도 내성결핵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변화는 내성결핵 환자를 도울 길이 열릴 수 있는 청신호라고 밝혔습니다.

내성결핵은 결핵환자의 몸이 약하거나 약을 잘못 써서 일반약으로는 치료가 힘든 내성 단계로 악화된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 결핵은 한국 돈 3만원 어치 정도의 약으로 6개월 간 치료하면 90% 이상 완치되지만, 내성결핵은 4백만원 어치 약으로 18개월 간 치료해도 치료율이 30%에 불과합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근래들어 결핵 치료가 늘어나면서 내성결핵 환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린튼 회장은 북한 정부가 내성결핵 진단시설 도입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지원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내성결핵 환자 지원이 본격화되면 개별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적극적인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도 희소식입니다.

린튼 회장은 내성결핵은 치료약이 비싸 지금과 같은 병원 대상이 아니라 개별환자 대상의 모금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이나 미국 내 후원자들이 직접 환자를 돕는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지원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린튼 회장은 전망했습니다.

린튼 회장은 꾸준한 지원을 통해 의료지원의 효율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의사들이 과거 접하지 못했던 고급 의료장비에 익숙해지면서, 지원 초기에는 환자가 거의 없던 병원에도 이제는 환자들이 넘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의 폐쇄적인 태도는 여전히 지원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린튼 회장은 마음대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것이 항상 문제가 된다면서, 특히 한국 국민과 미국의 교포 등 후원자들이 함께 가지 못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유진벨재단은 북한 당국에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북한측은 체제와 규정상의 이유로 들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린튼 회장은 후원자들이 직접 북한을 방문할 수 있게 되면 북한 환자들에게 더 큰 위로가 되고, 또 주민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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