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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계, 북한-이란 협력강화 움직임 주시


북 핵’ 2.13 합의’ 초기조치 이행이 한달 이상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이 보인 이란과의 여러 가지 협력관계 움직임은 북한이 어떤 협상에서도 결코 쉬운 협상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의 한 국방문제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또 북한은 ‘2.13 합의’의 결과에 대한 불확신 때문에 이란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또 다른 전문가의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근 북한과 이란의 협력관계 강화를 시사하는 움직임들이 포착돼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과 이란은 지난달 중국 선양에서 핵기술 협력회담을 갖고, 이달 초에는 정부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양국간의 협력관계를 무제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북한이 최대 사거리 4천 km에 이르는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이란에서 원정 시험발사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2.13 합의’ 를 이행하기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핵 문제로 서방세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란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의 국방문제 전문가인 마이클 오핸런 박사는 북한이 이란과 여러가지 밀착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앞으로 있을 어떤 협상에서도 결코 쉬운 협상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박사는 지난해도 북한은 미국에 경고의 메세지를 보내기 위해 미국 독립기념일을 택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핵 협상에 진전이 있더라도 쉽게 미국의 우방이 되고, 쉬운 협상 상대라는 인상을 주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이 ‘2.13 합의’에 대한 불확신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교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알론 레프코비츠 박사는 북한은 ‘2.13 합의’의 결과에 대한 불확신 때문에 이란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프코비츠 박사는 북한은 ‘2.13 합의’를 통해 원하는 모든 경제적 보상을 받을 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가운데 동맹국이 거의 없는 고립된 국가 북한으로서는 연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란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레프코비츠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레프코비츠 박사는 또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이란을 지지함으로써 아직도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있는 국가임을 과시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의 협력관계의 구체적인 내용은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두 나라는 1973년 수교한 이래 미사일과 핵 개발 등 군사분야와 투자와 건설 등 경제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군사분야에서 이란은 북한의 노동 1호 미사일을 개량해 샤하브3탄도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서방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또 북한으로부터 핵기술까지 제공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경제분야에서 북한은 이란에 큰 부채를 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핸런 박사는 현재 북한과 이란의 협력관계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지속된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박사는 북한은 미사일 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란은 석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의 근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핸런 박사는 그러나 파키스탄의 A.Q. 칸 핵무기 밀매조직망이 와해됐고 대량살상무기의 이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시노력이 한층 강화된 점 등을 감안할 때 두 나라의 협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과 미국의 군사정보 당국자들은 북한이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이란에서 원정 시험발사 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사실여부를 추적하고 있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지난달 인민군 창건 75주년 군사행진에서 공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이란에서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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