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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 ‘미국, 북한의 미래 보장해야’


북한이 2.13 합의 이행을 계속 미루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는 결코 대북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이룰 수 없다고 북한 내부에 정통한 미국의 한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지난 달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와 함께 특별보좌관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토니 남궁 박사는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미래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남궁 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한국계 미국인 토니 남궁 박사는 대북한 경제적 지원을 통해 북 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부시 행정부의 정책기조는 잘못됐다고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관련국들이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데만 계속 초점을 맞추면 북 핵 문제는 절대로 완전히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조건으로 북한에 단순히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할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확고하고 변함없는 보장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북한은 비핵화와 더불어 “모든 국제기구와 협약에 가입함으로써 국제사회와 정상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남궁 박사는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한성렬 전 유엔주재 대표부 차석대사 등 북한 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갖고 있고, 지금까지 북한을 20여차례 방문하는 등, 북한 내부에 정통한 전문가로 꼽힙니다.

남궁 박사는 지난 달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대표로 하는 미국의 첫 초당적 방북 대표단의 부대표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한국전쟁에서 실종된 미군들의 유해를 북한측으로 부터 건네받고 돌아왔습니다.

남궁 박사는 북 핵 2.13합의에 따라 북한과 미국 간의 관계 정상화 노력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차기 미 행정부에서는 이 문제가 대북한 보상의 일환이 아닌 ‘외교적인 도구’로 간주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관계정상화는 북한의 정치적 행태가 좋건 나쁘건 결코 보상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관계정상화는 우방국이건 비우방국이건 상관없이 다른 나라와 단순히 대화의 채널을 열어놓는 외교장치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과거에 적국이었던 옛 소련과도 수십년간 공식관계를 맺었던 점을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남궁 박사는 “북미 관계정상화는 북한 정권의 합법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관계정상화가 갖는 정치적 의미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또 2.13 합의 이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BDA은행의 북한자금 송금 문제에 대해 미국은 현재 BD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엄청난 시간적 제약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부시 행정부는 현재 BDA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하는 엄청난 압력에 처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또 북한은 미국과 현안이 생길 때 마다 이를 두 나라 관계에서의 본질적 문제로 삼는 경향이 있다며, 따라서 이번 BDA문제는 북한에게는 단순히 2천5백만 달러를 회수하는게 아니라 북미 관계 전반의 문제가 얽힌 매우 정치적인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궁 박사는 최근 방북 소감에 대해 “북한은 어쩌면 자국민이 생각하거나 이해하고 있는 것 보다 더욱 고립돼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북한에서 변화의 수준은 달팽이의 속도 보다도 더 느리다며, 방북할 때마다 변화의 조짐을 보지 못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남궁 박사는 또 이번 방북 기간 중 대동강변에 전시된 푸에블로호를 둘러봤지만 당시 리처드슨 주지사나 북한측 누구도 푸에블로호 반환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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