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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장성급 군사회담 막판까지 진통


남북한은 10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5차 장성급 군사회담 마지막날 회의에서 공동보도문안을 놓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습니다. 남북한은 한국 국방부 북한정책팀장인 문성묵 대령과 북한의 박림수 대좌 등 양측에서 3명씩 모두 6명이 참석하는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군사보장 합의서 체결 여부 등 공동보도문의 세부 문안 작성을 위해 마라톤 협상을 가졌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장성급 군사회담 마지막 날 회의에서 공동보도문안을 조율하는데 최대 쟁점은 무엇이었나요?

답: 네,철도와 도로 통행에 따르는 항구적 군사보장 합의서 체결 여부와 서해 공동어로 수역 설정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이번 회담의 핵심 사안이던 17일로 예정된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에 필요한 한시적 군사보장 합의서를 마련한다는 데는 합의한 상태였습니다.하지만 한국측은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와 도로가 연결돼 있는 상황인 만큼 항구적 군사보장 조치를 마련해 철도와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북한측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남측 동해선 철도의 강릉∼저진 구간이 완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구적 군사보장 조치는 불가능하며 일단 열차시험운행을 위한 1회용 군사보장 합의서를 마련한 뒤 상황을 봐가며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측은 서해 해상 충돌방지대책으로 현재 함정간 핫라인인 국제상선통신망의 주파수 변경,쌍방 함정간 일일 정기 시험통신,쌍방 서해 함대사간 직통전화 연결,공동어로 수역 설정,제2차 국방장관회담 개최 등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북한측은 “서해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책)을 우선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며 “남측은 북방한계선,북측은 해상경계선이 있는데 새로운 선을 만들어 충돌을 막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그러면 이번 장성급 군사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입니까?

답: 네,이번 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남북이 비록 일회성이지만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를 이끌어냈다는 점입니다.분단 이후 반세기 이상 막혔던 남북 간 혈맥이 뚫리기 때문이죠.

이번 회담 한국측 대변인인 문성묵 대령 “오는 17일 열차 시험 운행에 필요한 군사보장 조치를 마련한다는 데 대해서 양측이 견해차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철도와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항구적 군사보장 조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 북한측이 군사보장 조치에 동의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네,북한측이 일회성 군사보장에 사실상 동의한 것은 시험운행 직전에 불발된 지난해의 전철을 되풀이할 명분이 약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측은 지난달 18∼22일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경협위(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오는 17일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하기로 하는 한편,이를 위해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한다.’고 합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열차 시험운행마저 무산될 경우 잃게 될 실리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한국측이 사실상 남북 열차 시험운행을 조건으로 지원을 약속한 8000만달러 상당의 경공업 원자재는 물론 앞으로 쌀 차관 지원 등 각종 대북지원의 토대가 되는 한국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문: 항구적 군사보장 조치를 요구하는 한국측의 요구에 북한측이 일회성 보장을 고수한 배경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답: 북한측이 일회성 군사적 보장 조치를 고수한 것은 앞으로 남북 군사당국간 각종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대표적인 사례로 북측이 항구적 군사보장 조치 문제를 그동안 줄곧 주장해온 서해상 경계선 재설정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첫날 회의에서 “북남 사이에 진행하는 협력교류에 어떤 정략적인 속타산도 없고 그것이 철두철미 상부상조의 원칙,공영 공리의 원칙에 기초해 진행되는 것이라면 우리 군대는 언제든지 군사적 보장 대책을 제때에 따라 세울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조선중앙방송이 전했습니다.

이같은 언급은 북한측이 이번 회담은 물론,앞으로도 철도와 도로 통행의 상설 군사보장을 카드로 서해상 충돌방지와 공동어로 수역 문제 등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최대한 관철하려 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문: 북한측이 요구하는 서해상 충돌방지와 공동어로 실현 문제에 대한 논의는 어떻게 됐습니까?

답: 남북 양측은 원론적인 면에서는 어느정도 공감을 하고 있지면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입장차가 큰 것으로 보입니다.한국측 회담 관계자는 “서해상에서의 충돌방지와 공동어로 실현,남북 간 경제협력의 군사보장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 부분은 남북이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 방법상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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