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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북정책 주요인사 잭 크라우치 사임


잭 크라우치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부보좌관이 사임 의사를 밝혔습니다. 부시 행정부 내 보수 강경파로 알려진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지난 2년 반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내 2인자로 재직하면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이란, 그리고 북한 정책을 입안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달 말에는 미국이 올해 초 북한과 베를린 양자회동을 갖도록 부시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사임했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백악관을 떠나면서 부시 행정부의 현 대북정책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잭 크라우치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은 다음 달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고 지난 4일 발표했습니다.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그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해외에서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국제안보와 자유를 촉진하며, 미국인들을 보호하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치하했습니다.

지난 2005년 1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합류한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이란, 그리고 북한 정책을 입안했고, 최근에는 부시 대통령의 미군 이라크 증파 정책 작성에도 관여했습니다.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백악관 내에서 보수파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던 지난 1995년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북한에 폭격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으로 재직하면서는 최근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에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대북 강경파로 널리 알려진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북한과 이란에 대해 매우 분명한 견해를 가진 사람으로, 이제 그의 사임으로 행정부 내에서 두 나라가 제기하는 위협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 한 사람 줄어들게 됐다고 아쉬움을 밝혔습니다.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의 북한정책에 실망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일부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크라우치 부보좌관이 행정부의 정책방향 변경에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서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2.13 합의 직후 부시 행정부 일각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문제가 제기되자, 행정부 내부에 회람된 전자서신을 통해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보다 앞서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지난 달 사임했습니다. 조지타운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던 지 빅터 차 전 보좌관은 2004년 12월에 백악관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대북 협상에 대한 강경론자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미국이 북한과 베를린에서 양자회동을 갖도록 부시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도움을 준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는 등,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 방향 전환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당시 메모 형태의 이 보고서에서 구체적 행동과 한정된 시간틀을 가진 합의를 이끌어 낼 목적으로 북한의 의도를 시험할 시점이 됐다고 주장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의 눈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전했습니다.

빅터 차 전 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이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핵 문제의 실질적 해결 방침에 무게를 실어 준 지난 해 말부터 6자회담 미국측 차석대표로 활약했습니다. 또한 지난 달8일에는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관리로는 처음으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부시 행정부 내에서 강경파로 꼽히면서도 최근의 대북한 정책 변화 과정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들이 최근 잇따라 백악관을 떠나면서, 과연 부시 행정부의 현 대북 정책이 동력을 잃지 않고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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