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콩팥 판매 합법화 문제, 논란 야기


최근 미국에서 사람의 신장, 콩팥 판매 합법화와 콩팥이식 우선순위 문제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문철호 기자와 함께 미국에서 논란되고 있는 콩팥 판매 합법화 문제 등에 관해 알아봅니다.

문 : 콩팥, 신장을 비롯한 인체 장기의 판매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는데 미국에서 신장판매 합법화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 : 한 마디로, 신장이식을 받아야 할 환자수에 비해 신장기증이 크게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 신문의 보도와 관련 컬럼등을 보면 이식할 신장 제공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에서 신장 판매의 합법화 방안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각종 장기 이식수술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수가 9만6천 여명에 달하는데 그중 콩팥 이식수술 대기환자가 7만1천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신장이식 대기환자 증가는 매년 약5천 명에 달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사후 신장기증은 약1만6백 건 정도이고 생존자의 기증 약속도 6천4백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말하자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환자들로 사망하는 경우가 하루에 근 2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문 : 그렇다면 산 사람이 콩팥을 판매한다고 해서 이식할 콩팥이 크게 늘어난다고 볼수는 없지 않은가요?

답 :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전세계적으로 신장의 암거래가 형성돼 있고 때로는 제공자와 이식환자 사이에 직접 또는 중개인을 통한 신장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MachingDonors.com, HelpMyGrandpa.com 등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콩팥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같은 암거래를 합법화 함으로써 신장확보도 늘리고 환자들도 떳떳하게 그리고 공평한 우선순위에 따라 이식받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정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콩팥 매매 밀거래가 한 해에 6천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 : 그렇더라도, 미국처럼 각종 기부도 많고 자선활동도 활발한 나라에서 콩팥 등 장기기증을 늘리는 캠페인 같은 것을 통해 신장기증을 확대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답 :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생전에 사후 콩팥기증을 약속하는 사람들이 40퍼센트도 채 안되고 기증을 약속한 사람의 가족중 기증에 동의하는 경우는 그 절반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콩팥 기증 약속과는 별도로 인공호흡장치를 통한 생명연장을 원치않는다는 사망선택 유언을 남겼다면 그 사람이 숨을 거둔후 콩팥의 기능을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시간 동안 인공호흡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까다로운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문 :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사람의 장기인 콩팥을 합법적으로 팔고사고 한다는 것은 인도적, 인륜적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 우세할텐데요?

답 : 그렇습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앞에서도 설명했듯이 이미 콩팥매매의 국제적 암거래가 이루어지는 마당에 극단적으로 비유해서 위험하디 위험한 광산에서 일하는 것이나, 전쟁터에 나가 싸우도록 군인을 모집하는 일이나, 하나만 있어도 생존에 큰 지장이 없는 콩팥을 정당한 값을 받고 떳떳하게 판매하는 것이나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 신장판매 합법화를 주창하는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장기매매 중개인과 의사들의 증언, 병원과 정부의 기록 등에 따른WHO 보고서를 보면 파키스탄의 어떤 가난한 마을 주민들 가운데 40퍼센트가 콩팥이 한 개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미국, 사우디 아라비아, 한국, 타이완 같은 나라의 부유한 환자들은 외국에 나가서 불법으로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것으로 밝히는 자료가 최근 유럽에서 열린 장기 암거래 문제에 관한 국제회의에 공개됐다고 워싱턴 포스트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콩팥 뿐만 아니라 인체의 다른 장기 등을 순전히 자발적인 기증을 약속한 사망자에만 의존하는 지금의 인도적 관행이 지속되면 필사적인 환자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장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불가피하지 않은 죽음을 초래한다는 것이 장기판매 합법화 주창자들의 지적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