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일본 최고재판소, 2차대전 강제노동 피해자 소송 기각


일본의 최고재판소는 27일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일본에 끌려가 가혹한 강제노동을 당했다며 중국인 피해자와 유족들이 일본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한국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일본 최고재판소의 이번 판결로 강제노역에 종사했던 피해자들 외에 종군위안부 등 일본의 전시 잔혹행위에 대해 배상을 요구해온 다른 희생자들의 소송도 기각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일본 도쿄의 최고재판소는 27일 판결에서 지난 1972년의 중국과 일본 간 중-일 공동성명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행위에 대해 중국인 개인이 피해보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합의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최고재판소의 이번 최종 판결은 배상을 청구한 중국인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던 하급법원인 히로시마 고등법원의 결정을 뒤집은 것입니다.

앞서 소송을 제기한 중국인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일본 니시마쓰 건설회사를 상대로 전쟁 중 강제노역을 강요한 데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중국 외에도 일본 정부와 같은 취지의 협정과 조약을 체결한 한국과 필리핀 등지의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역시 기각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북한은 일본과 이같은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만큼 재판상 권리 상실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현재 일본 법원에는 한국과 중국 등지의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모두 60여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일본 정부와 기업들을 상대로 제기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번에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된 중국인들 가운데 일부는 최고재판소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니시마쓰 건설회사를 상대로 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규슈대학의 윌리엄 언더우드 연구원은 법적으로는 이번 배상청구 건은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최고재판소의 판결은 통상 일본 내 각급 법원의 결정에 선례를 제공하며, 이는 각급 법원이 앞으로 제2차 세계대전 중 피해와 관련한 개인의 배상청구 소송을 더이상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뜻하는 것입니다.

언더우드 씨는 앞으로 강제노역 종사자들과 종군위안부 등 일본의 전시 잔혹행위에 대해 배상을 청구하려는 피해자들과 유족들은 법적 절차보다는 정치적 압력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언더우드 씨는 이제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라면서, 희생자들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던 일본 기업들은 중국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중국 정부가 희생자들과 합의를 보도록 압박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언더우드 씨는 중국 내에서는 이들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항의시위 등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이같은 시위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아키타 국제대학교의 부총장인 그레고리 클라크 씨는 이번 판결은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입장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라크 부총장은 아베 총리가 종군위안부 문제로 이미 미국 내에서 매우 적대적인 반응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시기가 좋지 않다면서, 미국 내 여론은 아베 총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라크 부총장은 또 이번 판결은 미국 언론들이 크게 보도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아베 총리의 일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