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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납북자 문제 집착…6자회담서 고립가능


일본 정부가 지금처럼 납북자 문제와 관련해 융통성을 보이지 않을 경우 앞으로 북 핵 6자회담에서 고립되는 것은 물론 미국과의 전략적 동맹관계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1970년대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된 일본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 2.13 합의'에 따른 대북한 지원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등, 일본 정부가 이 문제에 특별히 집착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미국의 소리’ 손지흔 기자가 지난 11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납북자 문제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연구단체인 의회조사국의 아시아 외교국방, 무역위원회의 분석관인 에마 챈릿-에이버리 (Emma Chanlett-Avery) 씨는 북 핵 2.13 합의 이후 워싱턴 일각에서는 일본이 납북자 문제에 집착하고 있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이버리 씨는 11일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특히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이유로 2.13 합의에 따른 대북한 경제적 지원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것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을 제외한 북 핵 6자회담 당사국들은 베이징 2.13 합의에 따라 영변 핵 시설의 폐쇄에 따른 대가로 북한에 대한 중유 제공에 합의했지만 일본은 납북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대북 지원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2.13 합의 이전에도 일본 정부가 납북자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6자회담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앞으로도 6자회담의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지난 달 베트남의 하노이에서 열린 북-일 국교정상화 실무회의도 이 문제로 결렬됐습니다.

에이버리 씨는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대해 융통성도 보이지 않고 문제해결에 대한 미래 청사진이나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서 융통성을 보이지 않으면 대북한 협상의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취임 초 납북자 문제를 쟁점으로 삼아 지지율을 높였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금은 오히려 이 문제 때문에 국내에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해 취임하자마자 일본인 납치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다짐한 바 있습니다.

도쿄에 있는 ‘미쓰이 국제전략연구소 (Mitsui Global Strategic Studies Institute)’의 와타나베 쓰네오 (Watanabe Tsuneo) 선임 연구원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자국이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로 부터 고립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와타나베 연구원은 일본은 납북자 문제에 대해 북한을 몰아세울 입장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지난 2002년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에 대해 사과했던 이유는 일본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기대에서 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이제 그같은 경제 지원이 곧바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본은 그만큼 영향력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이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에 간첩교육을 위해 일본인 13명을 납치한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북한은 이후 이 중 5명은 일본으로 돌려보내고 나머지 8명은 사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은 북한이 납치한 일본인은 13명이 아니라 17명이며, 일부는 아직 북한에 생존해 있다며 북한이 이를 인정하고 이들을 송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 의회조사국의 분석관인 에이버리 씨는, 일본은 이처럼 소수의 일본인 납북자들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집요하게 추궁하면서도, 정작 수만명에 이르는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일본의 이중잣대를 꼬집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동원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에이버리 씨는 종군위안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 의회 내에서는 일본의 납북자 문제 입장에 대한 동정심이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의 사과를 요구하는 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곧 상정될 예정인 점도 지적했습니다.

에이버리 씨는 특히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게 여겨질 수 있는 납북자 문제가 미-일 간 전략적 동맹관계에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에이버리 씨는 앞으로 6자회담이 다시 진행될 경우 일본이 미국과 주변국들로부터의 고립도 불사하면서 납북자 문제에 계속 집착할 것인지, 아니면 절충안을 모색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사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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