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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외 외교관과 주재원 자녀 귀국 지시


최근 한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당국은 해외주재 외교관과 무역회사 주재원들의 동반 자녀에 대해 이달 말까지 귀국하도록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근 북한당국이 내린 것으로 알려진 외교관과 주재원 자녀들에 대한 귀국 지시는 어떤 내용인가요?

답: 북한 당국은 자녀들과 해외에서 함께 생활하는 외교관 및 무역상사원 등 해외 근무자들에게 이달 말까지 자녀 1명만 남기고 나머지 자녀들은 평양으로 돌려보내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귀국 대상은 재외 공관에 근무 중인 외교관과 외화벌이 등 국책 사업을 위해 해외에 거주하는 주재원들의 자녀로, 다섯 살 이상의 자녀입니다.

이번 해외 외교관 및 주재원 자녀 귀국지시는 북한 노동당 핵심 부서로 꼽히는 조직지도부의 재외생활지도과가 2월 중순에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당초 지난달 30일까지 동반 자녀를 귀국시키도록 지시를 내렸지만 최근 귀국시한을 오는 이달 30일로 한 달 늦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 중국에는 북한과 지리적, 정치적 관계 때문에 많은 가장 많은 수의 북한 외교관과 주재원이 나와 있는 걸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중국을 포함해, 귀국 대상인 자녀는 얼마나 되는 것으로 추정되나요?

답: 일각에서는 이번 귀국조치 대상인 해외 주재원 자녀를 30여 개국에 걸쳐 3000명 안팎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이는 북한 당국이 확인한 수치가 않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가까운 중국의 대도시로 북한사람들이 비교적 많이 사는 선양지역의 경우, 북한 외교관 및 주재원 자녀 50여 명이 각급 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중국내 다른 대도시의 경우 비슷하거나 선양 보다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마카오에 나가 있던 북한 주재원들은 이미 철수한 상태입니다.

베이징의 경우, 북한대사관 인근에 있는 팡차오디 초등학교에 북한 외교관 자녀 11명이 다니고 있어 북한 외교관 자녀가 가장 많은 축에 속하고 있고, 북한대사관 인근에 위치한 르탄초등학교에는 북한 주재원 자녀 2명이 다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문 : 해외자녀 귀국 시한은 당초 지난달 말이었는데 이달 (4월) 말로 한 달 늦춰졌다는 보도가 있지 않습니까. 이유가 뭔가요?

답: 일각에서는 해외 주재원들이 반발해서 북한 당국이 늦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요, 그 보다는 북한 자녀의 학교 문제와 귀국 수속 등의 이유로 늦춰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북한은 4월 1일이 새학기 시작인 반면, 가장 많은 수의 북한 외교관과 주재원이 나와 있는 중국은 2월말이나 3월 초부터 새학기가 시작되는데요,

이 때문에 중국내 북한 주재원들은 이미 낸 학비를 돌려 받는 것을 비롯해 자녀 귀국 준비에 시간이 필요했고, 북한 당국이 해외주재원들의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해 귀국시한을 연기했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지 않고 귀국 지시를 내리면서 주재국 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의 학업 결손과 급작스런 귀국에 따른 혼란 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귀국시한을 늦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이번 해외주재원 자녀의 귀국 지시 배경에 대해 중국 현지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요?

답: 이번 해외 주재원 자녀의 귀국명령의 배경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우선 지난 2월 중순 북한핵 관련 6자회담에서 나온 '2.13' 합의와 연관 지어서 미국 등과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해외 주재원들 사이에서 망명과 같은 일탈 현상이 일어 날 수 있다고 보고 북한 당국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지만, 이는 무리한 해석이라는 반응들입니다.

북핵 '2.13'합의와 관련해서라면, 오히려 더 해외로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그것보다는 북한 고위층을 포함해 해외 나가 있는 가족들의 망명 등의 사건이나 조짐이 있어서 이번과 같은 조치를 취한 게 아니냐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북한 당국은 자녀만을 돌려 보내라는 지시이지만, 자녀 학교 문제 등 때문에 부모들도 같이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자녀를 소환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녀의 부모 가운데 한 사람도 같이 귀국하지 않겠느냐는 게 베이징 현지 북한 전문가들의 해석입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해외 주재원들은 연줄을 동원해 귀국대상에서 빠지려 하거나, 귀국하는 자녀를 평양 등 원하는 도시의 학교에 넣기 위해 분주하게 연락을 취하고, 좋은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의 외교관 자녀 소환 압박에 대해 중국 베이징 등에서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확인이 되고 있나요?

답: (북한 당국이 해외 주재원 자녀 귀국명령을 내린 데 대해 베이징 등에서 반발이 일어나서 북한 외무성의 김창규 부상이 최근 베이징에 파견돼 해외 주재원들의 반발 실태와 여론을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이 이곳 베이징에서도 나돌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공관은 물론이고 한국 공관에서도 이에 대해 확인을 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베이징에 나와 있는 북한 외교관과 주재원의 자녀들은 현재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문: 북한 당국이 외국에 나가 있는 외교관과 해외 주재원 자녀에 대해 귀국 지시를 한 것은 드문 사례인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은 1990년대 초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과 소련 붕괴 된 뒤, 외국에 나가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들에게 귀국 명령을 내린 적은 있었는데요, 하지만 외교관을 포함해 무역상사 주재원 자녀에 대해 귀국을 지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문: 이번 북한 당국의 조치에 대해 중국 당국에서는 확인을 해주고 있나요?

답: 북한 공관은 물론 중국 당국은 이번 귀국지시 내용을 확인해 주거나 코멘트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교육부는 중국 전역 각급 학교에 다니고 있는 북한 외교관 및 주재원 자녀 수나 동향을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베이징내 북한 자녀들이 들이 다니는 일선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사적 내용이라면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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