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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 비료지원 재개


오늘(27일), 대북한 비료지원과 제 5차 화상상봉을 담당하는 대한적십자사는 아주 분주한 분위기였습니다. 지난 22일 남북교류협의회를 통해 지금까지 통일부가 주관해 오던 대북 비료지원사업을 대한적십자사가 담당하기로 했고, 또 오늘부터 사흘 간 일정으로 남북한 이산가족의 화상상봉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소식, 서울의 도성민 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로 중단된 이후, 7개월 만에 대북 비료지원이 재개된 것이지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비료지원이 중단되었다가. 이후 북한의 수해로 10월초 쌀 등 긴급지원이 재개되는 듯 했지만, 10월 북한 핵실험으로 한국정부의 인도적 지원은 잠정 중단 되었었습니다. 이번 대북비료지원 재개는 6자회담의 213 합의가 가장 큰 역할을 했는데요. 3월초 북한이 한국정부에 비료지원을 공식 요청하고 정부가 이를 수락하면서 재개된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민간기구이기도 한 대한적십자사가 정부의 북한지원에 공식창구역할을(2007.1.16 통일부-대한적십자사 업무위탁협약체결)하기로 해 비료 등의 구입과 수송업무를 모두 대한적십자사가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남북국제교류본부 임용훈 본부장입니다.

“ (비료는) 북한이 식량생산에 99년부터 비료지원을 시작해서 현재까지 225만 5천톤을 지원했거든요, 그래서 금년에도 북측이 3월초에 비료지원을 요청해 왔습니다. 첫 항차가 여수에서 출발해서 남포항으로 내일 쯤 도착하게 되고, 계속 해서 항차별로 해서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 비용은 전액 남북협력기금.. 정부의 기금에서 나가고... ”

문: 이번 비료수송에 남북협력기금이 얼마나 소요되는지요. 비료를 구입하는 것 못지 않게 수송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더군요?

답: 네. 북한에 보내하기로 한 30만톤의 비료지원에는 총 1천80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이 들어갔습니다. 오늘부터 늦어도 6월말까지 두달에 걸쳐 지원되는 비료는 남포와 해주, 원산, 흥남, 청진 등으로 보내지는데요. 복합비료 24만1천톤과 요소비료 2만3천톤, 유안비료 3만6천톤 총 20만톤인데요. 구입비가 1004억. 수송과 부대경비 76억. 총 합계 1천8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정부는 지난 22일 남붇교류협력추진위원회를 열고 비료지원을 위한 기금집행안을 의결했습니다.

문: 비료수송과 함께 내일은 수해지원물자 수송도 재개되지요?

답: 그렇습니다. 수해지원물자도 북측의 요청으로 재개 된 것입니다. 앞서 말씀대로 북한의 미사일실험에도 불구하고 북한주민들의 쌀 등 한국 정부차원의 수해지원이 있어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트레이드포춘호에 실려나간 첫 항차의 지원이후,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단된 쌀과 시멘트 등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만, 1차 지원분인 모포 6만장 외의 추가 지원은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합니다.

대북 비료지원과는 달리 시일이 한참이나 지난 대북 수해물자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여론을 감안해서 인지..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상당히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는데요. 통일부 에 따르면 이번 에 지원이 재개되는 대북 수해물자는 지난해 8월 한국이 지원키로 결정한 물량 가운데 북송이 전면 보류됐던 물량으로 쌀 1만5000t, 시멘트 7만400t 등으로 쌀이나 시멘트는 이르면 4월중에 지원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한국정부는 비료와 쌀과는 별도로 이르면 내달부터 봄철 못자리용 비닐 지원(10억원), 제약공장 원료 지원사업(10억원), 산림녹화 시범사업(13억원) 등 대북지원 사업 중 파급효과가 큰 대표적 3 개 정책사업과 관련해 모두 33억원 가량의 대북지원을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지난해 2월 제4차 상봉 이후 오늘 제 5차 화상상봉까지 13개월이 걸렸네요. 오늘 남북에서 40 가족이 가족을 만났지요?

답: 그렇습니다. 대한적십자사 본사와 지역 지사등 13개 상봉장과 북한 평양에 설치된 10개 상봉실에서 광전용만으로 연결된 화상회의 시스템 앞에 남-북의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오늘 아침 8시에 시작된 화상상봉에 앞서 한적의 한완상 총재와 북한 적십자사 장재언 위원장의 기념 화상대화가 있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한 총재는 이산가족 상봉확대를 제의했습니다.

“ 남쪽에서는 하루에 10분씩 돌아가시고 계십니다. 지금처럼 1년에 2~3차례 200~300명 만나는 것으로는 개인의 고통, 민족의 고통, 가족의 고통을 빨리 해결해 줄 수가 없습니다.”

문: 남북한의 적십자사 대표가 나눈 기념 통화... 화상상봉이 이뤄질 때마다 이런 기념 통화가 있었나요?

답: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 2005년 첫 화상상봉이 이루어질때 남-북 적십자사 대표간의 기념 통화는 있었지만. 그동안의 2.3.4차 화상상봉에서는 없었는데요. 지난해 7월 장재언 조선적십자사위원장의 이산가족 상봉 중단 선언을 전통문으로 받았던 한완상 총재와의 이번 특별 화상대화는 말 그대로 이산가족 화상상봉이 재개되었다... 또 앞으로 끊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문: 자, 오늘 제5차 화상상봉에서 헤어진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들의 표정도 살펴보지요?

답: 이번 5차 상봉에서 만나게 될 남북 각기 60가족 가운데 첫날인 오늘 총 40가족이 혈육의 정을 확인했습니다. 북한의 언니 74살 정선옥씨가 9살 아래 동생 65살 정삼옥씨를 찾았습니다. 동생 정삼옥씨는 아침 8시부터 진행된 상봉에서 스크린에 북쪽 화면이 들어오자 마다 언니가 맞구나...는 말로 상봉을 시작했고, 지난해 8월 상봉이 무산된 뒤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말에 동생 삼옥씨가 눈물을 지었습니다.

“ 아이구 말할 수 없지요, 그 그쁨이라는 것은 말할 수가 없지요..그렇지만 직접 만나지 못하니까 아쉬움도 많고... 그 당시 어리고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반갑고 그저 아쉽다는 것 뿐이지.. 어떤 말을 한다는 것이 잘 안되더라구요... 아쉬움이라는 것은 죽기 전에 빨리 통일이 되어서 만나보고 싶다는 것이고... 뭐 그렇지요.”

문: 이번 화상상봉에서는 남북한 이산가족 가운데 최고령인 최병욱 옹도 북한의 세 자녀를 만났군요?

답: 그렇습니다. 어제밤 한 숨도 자지 못했다는102살의 최병옥 할아버지.. 건장한 모습으로 화상 상봉장에 나와 스크린 앞에 만난 남-북의 가족 통틀어 가장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625전쟁당시 큰 아들 지천(1991년,작고)씨만 데리고 남하했던 최병옥 할아버지는 72살의 둘째 아들 지호씨와 딸 정은(62) 정년(60)의 절을 받기도 했고,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북한의 둘째 아들에게 슬퍼하지 말고 즐거움으로 살자며 다독이기도 했습니다. 세자녀의 ‘우리의 소원’ 선창에 최 할아버지의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딸 둘하고, 둘째 아들하고... 그렇게 반갑게 만나고 왔습니다. 기분이 좋지요 뭐. 슬픔도 있지만 ..만날 것을 생각하면 슬픔난 생각하고 살 것이 아니라 앞으로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타이르고 왔수다... ”

이산 가족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남북 양측에 마련된 상봉장에 가족 단위로 들어가 2시간 동안 오래된 사진들을 서로 보여주며 아련한 기억을 더듬는 등 애절한 이산의 아픔을 나눴는데요. 남측 가족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추억과 다른 가족의 생활상을 북측에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북측 가족들은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은혜'로 잘 살고 있다는 점을 빠짐없이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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