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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벨재단 ‘대북 의료지원, 지속적으로 전개해야’


대북 의료지원단체인 유진벨 재단은 21일 200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장비를 북한에 보냈습니다. 이 재단의 스테판 린튼 회장은 북한의 의료체계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지원도 일회성 보다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에는 치료 방법이 없어서 내성결핵에 걸릴 경우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라며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보도에 ‘미국의 소리’ 김근삼 기자입니다.

유진벨재단은 1997년에 북한 보건 당국의 요청으로 결핵퇴치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0년간 4천5백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장비를 지원하데 이어, 21일에도 한국 인천에서 북한 남포항으로 2백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보냈습니다. 물품은 한국에서 모은 후원금과 미국 기관의 지원으로 마련했습니다.

이 단체의 스테판 린튼 회장은 미국인이면서 한국을 위해 봉사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 대북 지원사업을 펴고 있습니다. 린튼 회장은 특히 북한의 의료체계가 제 기능을 못하는 현 상황에서 해외의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전 주민의 무상 치료라는 사회주의 의료체계를 자랑한지만, 실상은 경제난으로 무너진 상태입니다.

“사회주의 의료체계는 정부 예산이 풍부할 때는 잘됩니다. 그러나 무상 치료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예산이 적을 때는 모든 면이 다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북한 경제가 좋아질 때 까지는 외부에서 꼭 필요한 부분을 계속해서 지원해야 합니다”

린튼 박사는 큰 규모의 일회성 원조 보다는, 지속적인 원조가 효과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병원을 지어줘도 후속 지원이 없으면 제 역할을 못합니다. 비싼 의료 장비를 보내도 후속 관리가 없으면 상징적인 것 밖에 안됩니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보내고, 치료 능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유진벨재단은 땅과 건물, 인력 등 병원에 필요한 80~90%는 북한 정부가 마련하고, 약과 장비 등 북한에서 구할 수 없는 나머지 부문만 지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 병원 한 곳을 지을 돈으로 실제 40개의 기존 병원에서 의료 활동을 편다는 것입니다.

유진벨재단은 그 동안 북한에 23만명분의 결핵 치료약 등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10년 이상 결핵 퇴치 사업을 진행해도 기본적인 의료체계 부족으로 결핵을 뿌리뽑기 힘들다는 것이 린튼 회장의 지적입니다. 주민들이 사전 건강 검진을 받지 못하고 증상이 나타난 후에 병원에 오기 때문에, 이미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북한의 결핵 상황이 나아진 것도 없고 나빠진 것도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환자가 증상이 나타나야 병원에 오고, 진단을 합니다. 그래서 숨은 환자를 찾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또 병원에 오기전에 다른 사람에게 이미 병을 옮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핵을 뿌리뽑기가 어렵습니다.”

유진벨재단은 방문이 가능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지원을 하고 북한 정부도 이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유로운 접근이 제한된 점은 지원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북한을 왕래 못하기 때문에 모금 차원에서, 또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불편을 줄 때가 있습니다”

린튼 회장은 시급한 과제로 내성결핵에 대한 대비를 꼽았습니다. 내성결핵은 결핵환자의 몸이 약하거나 약을 잘못 써서 일반약으로는 치료가 힘든 내성단계로 악화된 것입니다. 일반 결핵은 한국 돈 3만원 어치 약으로 6개월간 치료하면 90%이상 완치되지만, 내성결핵은 4백만원 어치 약으로 18개월간 치료해도 치료율이 30%에 불과합니다.

특히 북한은 결핵 치료가 보급되면서 내성결핵 환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지만, 치료 시설이 없습니다. 유진벨재단도 최근 내성결핵을 위한 치료, 연구 시설 확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떤 보건전문가들은 에이즈보다 내성결핵이 더 무섭다고 합니다. 특히 북한은 내성결핵 치료가 없어서 걸리면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5~7%는 내성환자 됩니다. 오히려 치료 할 수록 내성이 확산된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도 이제는 치료환자가 많으니까 내성환자 수도 늘어났지만 이들이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가족, 친구들에게도 내성결핵을 퍼뜨립니다. 그래서 이를 위한 치료와 연구 시설, 내성결핵약의 저렴한 공급이 시급합니다.”

린튼 회장은 북한과 관련해서 많은 정치적 변수와 문제들이 있지만, 절대로 의료 지원이 등한시 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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