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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실무그룹 회의 15일 개막 - 관련국들 조심스런 낙관


6자회담 실무그룹 회의가 내일(15일) 부터 베이징에서 잇따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참가국 대표들이 속속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무회의와 19일 열리는 6자회담 본회담은 해당국들의 2.13 합의 이행 과정과 의지를 확인할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각국 대표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14일) 베이징에 도착한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는 북한의 핵시설 폐쇄 여부에 대해 조심스런 낙관론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열린 6자회담에서 경제 지원과 외교관계 정상화 등에 대한 대가로 4월 중순까지 모든 핵시설을 폐쇄키로 합의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이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을 초청했고,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13일 부터 이틀 간 평양에 머물며 북한 관리들과 핵폐기 과정에 대한 IAEA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IAEA 인사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002년 제2차 북 핵 위기가 발생하면서 IAEA 사찰단이 북한당국으로부터 추방당한 후 처음입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오늘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평양 방문은 방문 그 자체만으로도 낙관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은 틀림 없이 좋은 신호라고 말하고, 그로 부터 이번 평양 방문 결과에 대해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에서 합의한 5개 실무그룹 가운데 에너지.경제협력 분야 회의가 처음 열리는 내일(15일) 베이징에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을 만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 참가국 외교관들은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이 이번 평양 방문 중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면담하지 못한 것에 대해, 핵 폐기 과정이 와해될 수 있는 우려의 신호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측 수석대표와 천영우 한국측 수석대표 등은 김계관 부상이 다음 주에 다시 열리는 6자회담 준비로 바쁘기 때문에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며 면담 불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6자회담 실무그룹 회의는 내일(15일) 에너지.경제협력 분야 회의를 시작으로 16일 동북아시아 평화.안보체제 회의, 17일에는 한반도 비핵화 분야 회의가 열리며, 이달초 뉴욕에서 열렸던 미국과 북한 간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18일쯤 2차 회의가 열리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달 초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끝난 북한과 일본 사이의 관계정상화 실무그룹 회의는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번 실무회의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 주재로 열릴 동북아시아 평화, 안보체제 회의와 중국이 의장국을 맡는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 입니다.

동북아 평화 안보체제 실무그룹 회의는 과거 헬싱키 협약을 이끌었던 유럽안보협력회의를 본 딴 동북아 안보협력기구의 형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헬싱키 협약은 안보와 경제, 인권 문제를 포괄적으로 하나의 협상 바구니에 담은 협약으로, 구 소련과 동유럽 공산권 붕괴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헬싱키 협약 관련 전문가인 제임스 굿비 전 국무부 핵 안보 담당대사와 토마스 허버드 전 주한미국 대사는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회견에서 동북아시아 평화안보 체제 회의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두 전문가는 이번 실무회의가 헬싱키 협약을 강력하게 주도했던 러시아가 의장국을 맡고 있는 만큼 협상 사각지대인 인권 문제가 미-북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와 함께 동북아 안보협력기구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의장국을 맡은 한반도 비핵화 실무그룹 회의는 북한의 핵시설 폐쇄 이후 IAEA 사찰 등 세부 조치들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돼, 북한의 핵폐기 의지를 더 깊숙히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 영변 원자로의 가동이 중단된 징후가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현재 이 시설의 가동상황에 변동이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송 장관은 오늘(14일)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하고, 내일부터 연쇄적으로 열릴 북 핵 실무그룹 회의와 6자회담은 2.13 합의가 전면적 이행 과정에 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송 장관은 특히 오는 19일 다시 열리는 6자회담은 실무그룹 회의 결과를 보고받고 이행상황을 평가하는 한편, 앞으로 6자회담 참가국 장관급 회담을 포함한 전반의 진전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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