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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지원단체 ‘북한, 여전히 아사자 발생 위기’


지난달 초만 해도 북한에 대한 외부의 식량지원이 없을 경우, 3월부터 대량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 일부 지역에서 오히려 쌀값이 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식량난이 당초 걱정했던 것 만큼 나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북 지원단체들은 “쌀값 인하는 북한 정부의 긴급지원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일시적으로 일어난 현상이며, 북한에는 여전히 대량으로 굶어죽는 사람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취재에 ‘미국의 소리 방송’ 김근삼 기자입니다.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은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당시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외부 지원이 없을 경우 2월 중순에서 3월 중순 사이에 많은 주민이 굶어죽는 사태가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었습니다. 세계식량기구 (WFP)도 올해 북한의 식량이 90만t 가량 부족하다며 봄에 식량위기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언론들은 북한 소식통의 말을 빌어, 북한에는 대량 아사사태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쌀값이 내려갔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좋은벗들’ 이사장인 법륜 스님은 일부 지역의 쌀값 인하는 정부의 배급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번에 식량값이 떨어졌다는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청진을 방문해서 시민들에게 열흘치 정도 쌀을 지원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식량이 귀하다 보니 배급을 받은 주민들이 더 많은 양의 옥수수로 바꾸기 위해 시장에 쌀을 내놨고, 그래서 청진 지역의 쌀값이 떨어지면서 함경북도 내 인근 지역도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또 2월 초에 국경일이 겹치며 지역에 따라 사흘에서 닷새치 식량이 배급된 것도 식량가격 안정의 원인이 됐습니다.

법륜 스님은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정적이고 한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굶어죽는 사람이 발생할 위험은 여전히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 전체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지만, 현재 수해지역 등을 중심으로 일부 굶주려 죽은 사람들에 대한 소식이 들립니다.”

다행히 대량 아사 조짐은 없지만, 북한주민들이 개인별로 비축한 식량이 떨어지고 외부의 지원도 재개되지 않으면 굶어죽는 사람이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법륜 스님의 지적입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핵 포기를 대가로 경제 원조를 받기로 한 2.13 합의 직후, 특히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지원은 북한이 핵 시설 폐쇄라는 초기조치를 이행해야만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도 최근 북한으로부터 쌀 40만t과 비료 30만t 지원을 요청받았지만, 일단 비료만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식량 지원은 북한의 초기 조치 이행 후에야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법륜 스님은 북한 정부가 서둘러 초기조치를 이행하고, 국제사회의 배급감시 요구를 수용해 주민들에게 최대한 빠르게 식량원조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도 이제는 큰 틀에서 안보적 위협이 사라지고 있으니까, 민중의 고통 해결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안보 문제를 중요시 했다고 이해하더라도, 앞으로는 민중 문제에 집중하지 않으면 또 다른 측면에서 비난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올해 외부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많은 사회불안이 야기될 것이라는 것도 법륜 스님의 지적입니다.

“지금 북한에 계시는 분들이 외부에서 생각하듯이 정보가 어둡지 않습니다. 북한 정부에서 아무리 뭐라고 해도 민중들은 식량이 들어오는것, 중단된 것 다 압니다. 만약에 외부에서 지원이 안되고 굶어죽는다고 할 때 노약자나 병자는 움직일 수 없으니까 아사로 가겠지만, 젊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예전처럼 조용히 앉아서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

식량을 훔치거나 뺏는 사람이 생기고, 상황이 더 악화되면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는 주민도 생기기 때문에, 치안을 유지하려는 정부와 굶주린 주민들 사이의 마찰로 희생자가 많을 것이라는 것이 법륜 스님의 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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