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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남한 언어 적응에 3년 걸려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적어도 3년이 지나야 남한 언어에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한국 국립국어원이 새터민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나온 것입니다. 이에 관해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즉 새터민들은 한결같이 남북한 언어의 이질감으로 정착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합니다. 새터민들은 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에서 가르치는 남북한 언어 차이에 대한 교육이 기본적인 내용들에 그친데다, 사회에 나와서도 따로 교육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신문이나 방송을 보고 개인적인 노력도 해보지만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에 따라 한국 국립국어원은 새터민 1백명을 대상으로 언어 실태에 관한 연구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새터민 언어실태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언어 차이로 인한 생활불편 정도에 대해 '보통이다'가 36%, '별로 못느낀다' 28%, '많이 느낀다 ' 18%, '매우 많이 느낀다' 3%로 언어차이로 인해 불편을 느끼는 사람보다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남한에 살면서 언어차이를 느끼지 않게 되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12개월이 30%, 24개월이 14%, 18개월이 8%, 36개월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이 32%로 새터민들은 대체로 3년이 지나야 남한사회에 적응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남한어를 잘 이해하고 유창하게 사용하면 보다 나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별로 그렇지 않다' 30%, '그렇다'와 '그렇지 않다'가 각각 19%, '보통이다'는 21%로 나타나 남한생활에 있어 언어 문제를 크게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들 새터민은 남한사람처럼 말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답은 13%인 반면에 69%가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대답해 자신들의 언어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10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새터민들은 언어차이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며, 남한의 말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남한어를 잘 이해하고 유창하게 사용하면 보다 나은 직장에 다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10명 중에 7명이나 됐습니다.

담화표현과 관련해서는 남한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인사 표현이나 사과 표현, 칭찬 표현 등을 새터민들보다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새터민들이 가장 당황했던 경험 가운데는 남한사람들이 의례적으로 하는 인사 표현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새터민 대부분은 남한사람들이 '술 한 잔 해요' 라든가 '전화할게요' 라고 했을 경우 그 말을 그대로 믿고 연락을 기다렸지만 그 뒤로 연락이 없거나 연락이 안돼 실망한 경험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새터민들은 남한에서 많이 사용되는 외래어를 가장 어려워하고 북한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한자어를 어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새터민을 대상으로 '레스토랑' '엘레베이터' '스케이트' 등 7백2개의 조사 어휘 중 정확도가 60점 이하인 예들을 보면 외래어가 전체의 80%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국립국어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새터민들에 대한 언어 재교육의 필요성을 제안했습니다. 현재 하나원에서 언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긴 하지만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새터민들이 언어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인식한 정착 1년 후 즈음에 새터민들에 대한 언어 재교육을 실시한다면 남한사회 정착이 좀 더 쉬워질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를 위해 국립국어원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계속될 제1차 국어발전 기본계획에 새터민들을 위한 언어교육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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