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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연방 보고서, 미국내 노숙자 75만4천명


미국 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를 알아 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에서는 매일 밤 75만 4천명에 달하는 노숙자들이 길거리나 보호소 등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노숙자들 가운데는 특히 흑인들과, 독신 남성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 연방 주택도시 개발부는 최근 노숙자에 관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노숙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오늘은 손지흔 기자와 함께 미국내 노숙자들의 실태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주택도시개발부의 보고서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답: 네, 주택도시개발부는 최근 미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집 없는 사람들의 수는 75만 4천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전체 인구가 약 3억명인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인 1만 명당 25명이 노숙자인 셈입니다.

주택도시개발부는 지난 2005년 1월의 어느 하룻밤을 지정해 3천8백여 곳의 미국 도시들의 긴급 보호소나 임시기숙처 (transitional housing), 또는 길거리에서 밤을 지내는 노숙자들의 수를 파악해 이같은 수치를 내놓았습니다. 이는 지난 2000년 집계에 비해 4배 이상이나 높은 수치여서 노숙자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노숙자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한데요. 아무래도 흑인 , 소수인종이 백인보다는 많이 있겠죠?

답: 네 그렇습니다. 우선 보고서는 지난 2005년 2월에서 4월 사이에 미국내 긴급 보호소와 임시기숙처에서 묶고 있는 노숙자들을 집중 조명했는데요, 3개월 동안 모두 70만 4천명이 이같은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59 %가 소수인종이었고요 그중 45% 는 흑인들이었습니다.

흑인들이 미국 전체 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보면 꽤 높은 수치라고 볼 수 있겠죠.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 노숙자들이 우세했습니다.

65%가 남성이었고요, 이중 19%는 퇴역군인들이었습니다. 특히, 노숙자들 중에는 홀로 사는 독신 남성들이 47% 를 차지하면서 단연 눈에 띄었습니다. 하지만 독신남녀외에도 가족이 있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긴급 보호소와 임시 기숙처를 이용한 사람들 가운데 독신은 71%, 가족이 있는 사람들은 29% 에 달했습니다. 또 나이별로는 전체 4분의 1이 17세 이하의 어린 나이인 것으로 드러나 청소년 노숙자 문제가 우려됩니다. 반면, 62세 이상 고령의 노숙자들은 2%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이처럼 노숙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조금 의외인데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답: 네, 보고서는 과거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신질환을 앓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특히 노숙자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전문가들은 높은 집세와 실직, 가정불화 등을 주요 원인들로 꼽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숙자들은 모두 약물중독자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은 아닙니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노숙자 전문 신문인 ‘스트리트 센스 (Street Sense)’의 공동편집인인 테드 헨슨씨는 미국의 노숙자 인구의 과반수는 중산층에 속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노숙자들 가운데는 정부 관리나, 대학 졸업생, 퇴역 군인 출신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노숙자들은 단지 게으르거나 약물중독, 또는 알콜중독자이기 때문에 거리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직장을 잃는 등, 인생의 실패를 겪게되면서 노숙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오랜기간 동안 노숙자로 지낸 47세된 조지 실레티 (George Siletti)씨는노숙자로 지내던 시절에 천막이나 다리 밑에서 판지를 덮고 지냈다고 말합니다.

실레티 (George Siletti)씨는 매일 밤 어디에서 지낼지 모르기 때문에 매우 힘들었다고 회고합니다. 그는 또 겨울에는 뼈가 시릴정도의 추위를 이겨내기위해 몸의 감각을 인위적으로 마비시켜야 했다고 말합니다.

실레티씨는 요즘 학교와 민간단체들에서 노숙자 시절에 시달렸던 만성적인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문제 등, 경험담에 관해 열심히 강연하고 있습니다.

: , 이번 보고서에서는 미국내 노숙자들을 수용할 있는 공공시설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지요? 어떻습니까?

답: 네 그렇습니다. 앞에서도 언급됐듯이 미국내 노숙자들은 긴급 보호소나 임시기숙처에서 생활할 수 있는데요. 문제는 이같은 시설들의 침대 수가 노숙자 수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주택도시개발부도 이번 보고서에서 인정했습니다. 지난 2005년 초 노숙자들을 위한 시설들에는 43만 8천여 침대가 제공됐는데요. 미국 연방 주택도시 개발부는 미국내 지역사회들은 저마다 노숙자 출신들을 위한 임시가 아닌 영구거주 주택을 개발하기 위해 보다 많은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미국내 노숙자들을 위한 이같은 시설들이 확대될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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