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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북한당국 마약거래 지원 확증 없다'


미국 국무부는 1일 발표한 연례 ‘국제 마약통제 전략보고서’에서 북한당국이 불법 마약거래를 직접 지원했다는 확증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당국이 마약거래 등 각종 불법활동에 직접 개입돼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국무부의 평가 배경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밖에 한국이 마약거래와 마약거래자들의 중간기착지가 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 국무부는 1일 북한당국이 과거 마약생산과 거래 등 범죄활동을 지원해왔을 수는 있지만 그에 대한 확증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연례 ‘국제 마약통제 전략보고서’에서 지난해 일본 언론들이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에서 마약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이를 확인할만한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무부는 또 북한은 2006년 3월 발표한 새로운 정무원 칙령에서 주민들과 국영공장, 그리고 단체들에게 마약 불법매매와 사용에 대해 엄중히 경고했고, 이를 어길 경우 사형에 처하고 가족과 동료들에게도 집단책임을 묻는 등 엄격한 처벌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국무부는 북한이 2004년 이후 몇 년 동안 마약거래를 계속하고 있다는 물증은 없지만 마약거래를 중단했다는 증거 역시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따라서 북한의 불법 마약거래가 사실이라면 그것은 북한당국에 의한 조직적인 대규모 거래가 아니라 개인적인 소규모 마약거래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같은 국무부의 평가는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북한당국이 마약거래 등 각종 불법활동에 직접 개입돼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왔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2004년 호주에서 마약거래 혐의로 적발된 북한 화물선 ‘봉수호’사건을 비롯해 지난 몇 십년간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들어, 북한이 불법 마약거래에 공식적으로 관여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주장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2005년에는 북한인들이 필로폰을 매매하고 생산한다는 분명한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이 정부 차원에서 돈세탁과 달러 위조, 마약거래 등에 개입해 왔음을 증명할 충분한 증거들이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하지만 북한당국이 조직적으로 마약거래에 관여해 왔다는 의혹을 샀던 ‘봉수호’ 사건은 지난해 호주에서 열린 사법재판에서 북한 노동당 정치담당 비서 등 북한인들이 무죄판결을 받았고, 미 국무부는 이런 사실을 이번 연례 보고서에서 명시했습니다.

국무부는 그러나 북한이 마약거래가 아닌 다른 불법활동에는 상당정도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는 지난해 그리스 정부가 북한 선적 화물선에 실린 3백만 상자의 “가짜 담배”를 적발했고, 지난해 8월에는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북한이 제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1백달러 짜리 위조화폐인 ‘슈퍼노트’ 2백만 달러를 사용하려던 중국계 미국인이 적발된 사례 등을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국무부는 이와 함께 북한의 돈세탁과 금융범죄와 관련해서는 “새로운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북한이 정부 차원에서 마약거래 수익금을 돈세탁하고 위조지폐와 담배 등 불법활동을 벌여온 실질적인 증거들이 존재한다는 지난해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재인용했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는 한국이 마약거래와 마약거래자들의 중간기착지가 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이 2005년 마약의 원료인 엠페드린 수입국 가운데 세계 5위권에 포함됐었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한국 정부는 미국의 불법 마약거래 단속활동에 전적으로 협조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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