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월터리드군병원 지휘관 교체 논란


미국 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를 알아 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최근 워싱턴 디시 외곽에 소재한 ‘월터 리드 미 육군병원’의 열악한 진료환경과 관료주의에 대한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대대적인 보도가 나오면서 미 전역에서는 국방부와 이 병원의 책임자들에 대한 빗발치는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국방부는 즉각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고, 급기야 지난 1일 이 병원 원장인 조지 웨이트먼 소장이 보직해임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웨이트먼 소장의 해임과 함께 병원장 직무대행에 임명된 케빈 킬리 중장을 둘러싸고 또다시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미정 기자와 함께 월터 리드 육군병원을 둘러싸고 계속되는 논란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월터 리드 육군병원’이 어떤 곳이고, 이 병원을 둘러싼 논란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배경부터 설명해 주시죠.

답: 네, 월터 리드 육군병원은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시 근교에 위치한 병원으로1909년 개원한 이래 1백년 가까이 미군 전상자들을 치료해 온 병원입니다. 이 병원에는 4백개의 병상이 갖춰져 있고 병원 종사 인력만도 3천명에 이르며, 수술진 역시 미군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워싱턴포스트’신문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전상자들이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과도한 서류작성 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관료주의로 인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또 이 병원의 외래진료 병동에 바퀴벌레가 돌아다니고 쥐의 배설물이 발견되는 등 위생상태가 아주 열악하다고 폭로하면서 파문이 증폭됐습니다.

문: 그러면 월터 리드 육군병원에 대한 파문이 커지면서 어떤 조치들이 취해졌습니까?

답: 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언론보도 이후 이 병원을 직접 방문하고, 이를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곧 18명으로 구성된 중립적인 조사팀을 구성해 이 병원의 재활진료 실태와 행정절차 등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또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하다 부상한 장병들에 대한 대처는 최우선적 과제라고 말하고, 병원의 실태와 절차가 소정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즉각적인 시정조치와 책임추궁이 뒤따를 것임을 엄중히 경고했습니다.

18명으로 구성된 이 조사팀은 1일 국방부에서 처음 회의를 가졌고, 앞으로 45일 이내에 조사내용을 발표하게 됩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도 다음 주에 월터 리드 육군병원 문제와 관련한 독립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문: 국방부가 조사팀을 구성해 진상조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한 것과는 별도로 육군은 1일 이 병원 원장인 조지 웨이트먼 중장을 전격 해임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 육군은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군 수뇌부는 최근 월터 리드 육군병원에 대한 파문과 관련해 웨이트먼 병원장의 지도력에 대한 신뢰와 확신을 잃었다고 말하고 그를 전격해임했습니다.

이어서 육군은 현재 육군 의무감이자 미 육군 의무사령부(U.S. Army Medical Command) 사령관인 케빈 킬리 중장을 병원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습니다. 따라서 킬리 중장은 월터 리드 육군병원의 병원장이 최종 임명될 때까지 웨이트먼 소장을 대신해 병원장직을 임시 수행하게 됐습니다.

문: 그러면 이번 인사조치로 월터 리드 육군병원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 전망입니까? 어떻습니까?

답: 그렇지가 않습니다. 육군의 인사조치가 발표되자 일부에서는 또다시 강력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새로 임시 병원장으로 임명된 킬리 중장 때문입니다. 킬리 중장은 2004년까지 월터 리드 육군병원의 병원장을 맡았었는데요, 이 병원에서 일했던 여러 육군 관계자들은 그가 2003년부터 이 병원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심지어 지난 주까지만 해도 이번 파문의 발단이 된 `워싱톤포스트’의 보도가 일방적이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었습니다. 당시 킬리 중장은 월터 리드 육군병원에 문제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끔찍하고 비극적인 실수는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따라서 일부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육군의 이번 인사조치에 대해서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조치는 “잘못된 사람을 해고한 다음, 잘못된 사람을 승진시킨 꼴”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문: 네, 이번 인사와 관련해서 병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월터 리드 육군병원의 관계자들은 해임된 웨이트먼 소장은 원만하고 제안을 잘 수용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군 의료계에서 명망이 높고 월터 리드 병원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파나마 침공과 걸프전쟁에 참여했던 웨이트먼 소장은 지난해 8월에 월터 리드 육군병원의 책임자로 임명됐고, 이후 외래진료를 개선하기 위해 일부 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 병원 관계자들은 이번 인사조치로 월터 리드 육군병원 근무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내 주요 관심사와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