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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관급 회담, 공동보도문 조율작업 중


남북한은 평양에서 열리고 있는 제20차 장관급 회담 사흘째인 1일, 회담이 끝나는 2일 발표할 공동보도문 문구에 대한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측은 남한의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사업 재개와 관련해 의견접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지원 재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개최 시기에 대해서는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좀더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1일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 사흘째 회의는 이날로 63회 생일을 맞은 남한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위한 북한측의 특별조찬 주최로 시작됐습니다. 이 장관을 비롯한 남한측 대표단은 이어 오후에는 북한 정부 내 공식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예방했습니다.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열린 회담이 냉랭한 기류 속에 끝난 뒤 7개월만에 재개된 이번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한 대표들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접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초기단계 이행조치에 대해 극적인 합의가 이뤄진 데 따른 영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회담 사흘째인 이날 "참 힘들다"는 말을 반복해, 막판 조율작업이 만만치 않음을 내비쳤습니다.

현재 양측 간에 가장 큰 이견이 드러난 부분은 쌀 지원 문제를 본격 협의할 제1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개최 시기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한측은 4월 개최를 주장하는 반면 북한측은 이달 중 개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이같은 입장차는 북한측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쌀과 비료 등 물자의 대량 지원을 북한의 핵 합의 이행과 연계하려는 한국측의 방침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회담 일정을 하루 남긴 1일 현재 북한에 대한 쌀과 비료 지원 문제가 이번에 채택될 공동보도문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국 고려대학교의 북한 문제 전문가인 남성욱 교수는 한국 정부는 북한의 초기단계 이행조치 실행 여부를 지켜보면서 대북 지원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남 교수는 북한은 과거 핵 문제에 대해 이를 북-미 간 문제로 주장하면서 남북회담에서 피해 왔다면서, 한국 정부는 대북 지원에 앞서 북한 핵 문제가 구체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을 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남성욱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베이징에서의 2.13 북 핵 합의가 향후 남북관계 진전 여부를 결정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장관급 회담을 비롯한 남북한 정부 당국 간의 각종 접촉은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한국 정부가 쌀과 비료 등 대북 지원을 유보하기로 결정하면서 중단됐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10월에는 지하 핵실험을 실시해 남북한 관계를 더욱 긴장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한편 이재정 통일부 장관 등 한국 정부 대표단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예방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 관계자는 "관례적 예방 차원"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두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은 이날 오전과 오후 고려호텔에서 수석대표 단독 회담과 수석을 포함해 양측 대표단 3명씩이 참석하는 접촉을 한 차례 가졌습니다.

한국측 대표단은 또 3.1절을 맞아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기념행사를 연 데 이어 오후에는 평양시내 모란봉 극장에서 국립교향악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권호웅 북한측 수석대표 주최로 열린 환송만찬에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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