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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광용 교수] 2.13 합의, 작은 첫 걸음에 불과


오는 5일 뉴욕에서 개최되는 미-북 수교를 위한 관계정상화 실무회담에 북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참가함에 따라,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평양 교차 방문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2.13합의’ 이후 전개되고 있는 미-북 관계의 변화에 대해 한국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북한연구실 김광용 교수의 견해를 전해드립니다.

대담에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입니다.

문) 이번 2.13 합의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에 성공적이냐 그렇지 않느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한데요 어떻게 평가하시겠습니까?

답) 저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그마한 합의라고 봅니다. 그 이유는 우선 합의내용이 실패했다고 여겨지는 기존 제네바합의 내용과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둘째 이미 북한이 핵실험을 한 상황입니다. 셋째 합의문 내용 가운데 언제든지 중단될 애매모호한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이것은 성공이라고 보기보다는 조그마한 출발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이번 합의문에 따르면 60일 이내에 미국도 북한에 대해서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해야 되구요 또 적성국교역법이라고 하죠 이것에 따라서 경제제재도 풀어야 되는 절차에 들어가야 되는데요, 이것이 가지는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절차는 어떤 것이 남아 있습니까?

답) 60일 이내에 꼭 해야 되는 것은 아니고 합의문에는 ‘노력하겠다 노력해 나가겠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 터러지원국 지정 문제와 적성국교역법은 각각 정치와 경제면에서 북한을 적국으로 규정한 내용들입니다. 이를 빌미로 북한은 대북적대시정책의 증거라고 하면서 핵을 개발했다고 하는 명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될 경우에 북한으로서는 이제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를 더 이상 개발하거나 보유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해제하는 것과 관련해서 테러지원국 문제는 오히려 쉽습니다. 매년 국가별 테러리즘 보고서를 미국이 발표하면서 테러국가들을 지정하게 되어 있는데 이를 북한의 경우에 적군파 문제만 해결되면 국제테러에 직접 가담한 최근의 사실이 없기 때문에 아마 쉽게 해결되리라 봅니다.

적성국교역법에서 종료시키는 문제는 북한을 교역금지 대상국에서 풀어주는 것인데 이를 통해서 북한은 정상적인 교역을 할 수 있고 관세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원산지 문제가 해결되면 아마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수도 있는 길도 열릴 수 있을 겁니다. 따라서 북한에게는 대단히 매력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 북한 외무성의 김계관 부상이 이제 미국을 방문하게 되는데요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도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않습니까? 미 고위관리의 평양방문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답) 이미 김계관은 미국 서부 지역을 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월 5일 결국 힐 차관보와 만나 회담을 하게 되어 있구요 그 내용은 미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의 위킹그룹의 일환으로 회담을 하게 될 겁니다. 이 회담 이후에 미국 고위관리들이 평양 방문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 여러가지 얘기들이 점쳐지고 있는데 순조롭게 2.13 조치 이후 60일이 되는 시기에 핵시설이 동결되고 불용화 조치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고 그런 다음 5만톤의 중유가 가고 그 다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모멘템으로 힐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힐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경우는 미국입장에서는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을 신고하고 불용화 조치를 취하는 성실한 자세를 봤을 때, 또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대북제재 또는 대북적대시정책이 종료된 것을 확신할 때 아마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요즘 북한의 고농축우라늄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나오고 있는데요, 이 HEU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보시구요 그 실체를 어떻게 보십니까?

답) 그 실체는 있다고 봅니다. 이 문제의 핵심은 2002년 10월 발발한 제2차 북핵위기를 촉발시킨 사건의 핵심문제입니다. 또 당시에 북한 쪽에서 강석주 제1부상이 미국의 켈리 대표에게 시인을 한 사안이죠 그 이후로 부인하고 했지만 한국 정부에서도 국정원장이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실제로 아주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 이번 합의가 잘 이루어져야만 미북관계가 정상화로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처럼 미북관계가 정상화로 가기위해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는 어떤 것들이 남아 있다고 보십니까?

답)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북한의 성실한 이행이며 둘째로 미국 내부의 북핵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강온파의 대립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의견조정이 이루어져야 될 것입니다. 특히 현재의 2.13합의에 대해서 강경파에서는 상당한 반발이 나오고 있죠.

셋째 이번 합의의 배경을 저희가 살펴봐야 하는데 이것은 북한측의 입장에서 본다면 북한이 고립되면서 식량과 에너지지원을 받아야 될 절실한 필요가 있었고 미국으로서는 이라크에 이어 이란 핵문제 까지 발생함으로써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여유가 없었구요 그래서 양국이 임시적인 필요, 단계적인 필요에 의해서 나왔기 때문에 이것이 과연 끝까지 잘 이행될 수 있느냐 하는 의구심이 좀 듭니다.

또 북한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위폐문제 또 인권 등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북미관계가 과연 잘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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