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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 일본인 문제, 2.13 합의 이행의 변수될 수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북 핵 관련 2.13 합의 이행 과정에서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미국 전문가가 말했습니다. 21일 카네기 국제평화진흥재단에서 있었던 조엘 위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과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의 기자회견을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딕 체니 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납북자 가족을 만나는 등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고농축 우라늄(HEU) 논란이 2.13 북 핵 합의의 뜨거운 불씨가 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1994년 북 핵 관련 제네바 협상에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엘 위트 선임 연구원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가 진전되거나 해결되지 않은 채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 관리들은 미북 관계 정상화를 핵심 선결 과제로 삼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그러나 일본인 납북자 문제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6자회담의 2.13 합의에서 상호 전면적 외교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양자대화를 개시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부터 해제하기 위한 과정 등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부시 대통령 뿐아니라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위트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 의회가 납북자 문제를 접은 채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데 찬성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고 일본도 이에 대해 매우 강력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납북자 문제는 미북 관계, 북일 관계 등 2.13 합의의 상당히 큰 잠재적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2.13 합의 자체는 핵 폐기 진전을 위한 유익한 행보라고 말하고, 그러나 합의문에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외에도 협상을 실패로 돌릴 수 있는 심각한 위험요소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2.13 합의 내용은 너무 복잡하고 일부는 모호할 뿐아니라 변동요소들이 많다며 합의 진전을 위한 걸림돌이 곳곳에 깔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특히 고농축 우라늄(HEU) 계획 등 북한의 핵 계획 램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협상에 임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문제이며 핵 불능화에 대한 해석 차이, 대북 지원 보상 등 핵 폐기를 위한 로드맵,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 시기 등 많은 장애물들이 앞에 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의 주된 목적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임을 거듭 강조하며 따라서 2.13 합의의 걸림돌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미국은 북한과 정치, 경제적인 관계를 더욱 향상시키고 미국이 보유한 정치적 화폐(Political Currency)를 적극 활용해 상황을 부드럽게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위트 연구원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데이빗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이날 미국은 북한이 농축 우라늄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는 미심쩍은 질문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이 원심분리기 20개와 소규모 관련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는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규모라고 말했습니다.

핵 과학자들은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수 천개의 원심분리기 보유와 함께 고도의 기술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 보유 정보를 이라크 전쟁을 야기했던 잘못된 대량살상무기 보유 정보에 비유하며, 이는 정보의 부재이자 대실패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한 정부 관리는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산업용 농축 계획을 개발하려 했다는 강력한 증거들이 있다고 말하고 농축 계획에 대한 진척 여부는 논쟁할 수 있으나 얼마나 많이 검증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올브라이트 소장은 자신이 평양에서 만난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 북한 고위 관리들은 고농축 우라늄 계획을 여전히 부인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미북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 이 사안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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